• 최종편집 2024-10-07(월)
 
  • 러브포원, 국내 HIV 감염인 대상 치료제 인식 조사 결과 발표
  • 치료제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 의식되고 주변인 HIV 감염 사실 알게 될까 두려워
  • 설문조사 응답자 중 68%,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 도입 원해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라고 하면 '후천성면역겹핍증' 즉 에이즈를 떠올린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현대판 흑사병', 혹은 '신이 내린 형벌' 등 불치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HIV 환자의 체내에 있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여러 약들이 출시되면서 적절한 치료만 잘 받는다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됐다. 


HIV는 2000년 대 이후 다양한 항바이러스제가 출시되면서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환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HIV 감염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감염인들은 주변에 HIV 감염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IV 감염인 단체인 러브포원은 국내 HIV 감염인 164명을 대상으로 ‘HIV 치료제에 대한 인식’에 대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고, 9월 11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HIV 환우들의 치료 상황을 파악하고자 2024년 7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15일간 총 164명의 국내 HIV 감염인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설문에 참여한 HIV 감염인은 30대가 47.8%(응답자 164명 중 78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40대 30%, 50대 13%, 20대 7%, 60대 2%가 뒤를 이었다. HIV 치료 기간은 5년 이상이 57%로 가장 높았으며, 1∼3년, 3∼5년, 1년 미만이 각각 24%, 16%, 3% 등이었다.


HIV 감염인이 HIV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주변 사람들에게 HIV 감염 사실의 노출이 HIV 감염인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불편함으로 조사됐다. 


73% (164명 중 119명)의 응답자가 HIV 치료제 복용 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주변 사람들에게 HIV 감염 사실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 노출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고 답했다. HIV 치료제를 매일 복용할 때마다 HIV 감염 사실이 상기되어 우울감이나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는 응답도 약 51%에 달했다. 


HIV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0에서 10점으로 평가해본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약 52%가 7점 이상으로 답했으며, 심리적인 부담감이 높은 이유로는 치료제 복용으로 인한 노출에 대한 두려움, HIV 감염 사실 상기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러한 HIV 감염인의 심리적 부담은 복약 순응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HIV 감염인 응답자 중 46%가 최근 3개월 이내에 치료제 복용을 빼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치료제 복용을 빼먹은 이유로는 일상생활에서 복용하는 것을 깜박하거나, 혹은 출장, 여행 및 외출로 타인과 함께 있을 때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복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러브포원 대표는 “바이러스 부하를 잘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잘 유지 및 보존하기 위해서는 HIV 치료제의 복약 순응도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HIV 감염인들이 HIV 감염 사실에 대한 노출 위험, 매일 복용, 그리고 HIV 치료제 복용 시마다 HIV 감염 사실 상기 등 불안 및 우울로 일상생활에서 복약 순응도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 도입이 현재 치료제에 대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조사결과도 나왔다.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에 대한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 설문에 참여한 HIV 감염인 응답자 중 68%가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로 치료제를 변경하고 싶다고 답했다. 장기 지속형 주사 치료제로 변경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매일 치료제 복용에 대한 부담 완화 (85%), 노출 최소화 (75%) 순으로 변경을 원하는 이유를 꼽았다.


박광서 대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HIV 치료 성과는 좋아지고 있지만, HIV 감염인들은 잘못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한 차별과 낙인때문에 여전히 HIV 치료제 복용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치료제들이 빠르게 처방 현장에 도입되기를 바라며, 궁극적으로 HIV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개선되어 HIV 감염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사회적인 차별과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22년 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HIV 장기 지속형 주사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되어 있고 바이러스학적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알려진 또는 의심되는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의 HIV-1 감염 치료를 위한 병용요법으로 승인된 바 있다.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은 국내에서1개월 또는 2개월 주기 주사요법으로 승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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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감염인 "치료제 복용으로 감염 사실 노출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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