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나 영유아 있는 가정 개인위생 더욱 신경써야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최근 백일해가 심상치 않다. 연간 10명 안팎에 불과하던 백일해 발병자수가 2009부터 한해 발생자가 90여명을 웃도는 등 증가추세를 보인다. 올해만 해도 5월 현재(5월24일 기준) 전국에서 36명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25일 전라남도 영암군의 한 고등학교에서 백일해 집단 발생을 확인했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혀 올해 백일해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고등학교에서의 백일해 발생은 국내에서 처음 보고된 집단발생으로,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추세인 백일해가 국내에서도 집단면역에 방어력이 떨어졌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이 같은 백일해 집단발병의 문제는 백일해가 법정 제 2군 전염병으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백일해는 그람 음성 간구균인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질환으로,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로 발생되는 분비물로 인해 쉽게 전염된다.
실제 해외에서는 한 지역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이미 발생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백일해가 급증해 2010년 한 해 동안 9천1백46건이 보고되었으며 이 중 이미 10명이 숨지는 유행을 보였다.
접종완료 안된 영유아 주의 필요
백일해 발생으로 인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영유아기 소아들이다. 청소년 및 성인연령군에서는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백일해 환자가 많아 감염사실을 모른 채 가족, 더 나아가 지역사회 내의 소아에게 백일해 감염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백일해는 밀접생활을 공유하는 가족 간의 전파가 용이해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75~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강진한 교수가 한국에서의 백일해 가족 내 전염에 관한 역학연구 결과, 이 같은 가족간, 지역사회간 전파는 영유아에게 빠르게 확산되며 더욱 위험하다.
실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결과를 살펴봐도,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전체 백일해 환자 36명 중 72.2%인 26명이 태어난 지 1년 미만의 신생아에서 발생했다.
신생아 및 영∙유아가 백일해에 감염될 경우 심각한 증상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세 미만 영아는 백일해 면역력이 약한 상태로 백일해 감염 시 무호흡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백일해에 의한 사망은 주로 호흡기계 합병증에 의한 것으로 특히 폐렴은 백일해에 의한 사망 중 54%를 차지하는 주요원인이다. 이외에도 저산소증, 급성 뇌증, 중이염, 영양부족 및 탈수, 발작성 기침에 의한 기흉, 탈장, 비출혈, 경막하출혈 등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 보이면 의심해 보세요
백일해는 발작적 기침으로 대표되는 질환으로 질병명도 ‘백일동안 지속되는 기침’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주 이상 기침과 함께 발작적 기침, 숨을 들이마실 때 흡 소리, 다른 증상 없이 기침 후 구토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을 때를 백일해에 감염된 것으로 정의한다.
특히 백일해 면역력이 없는 신생아가 발작적기침, 호흡 이상 등의 증상으로 보이는 경우 병원을 찾아 검진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만성기침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감염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 이처럼 ‘흡’소리가 없거나 만성기침의 형태로 나타나는 비전형적 백일해 증상의 성인환자가 증가하다 보니 진단이 되지 않은 채 감염상태가 지속되고 성인이 신생아나 영·유아에게 감염원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일해 예방 위한 예방백신접종 필수
백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백신접종이 중요하다. 백일해 예방을 위한 백신은 생후 2,3,6개월과 생후 18개월, 만4~6세 사이 총 5회 접종하는 DTaP(디텝)백신이 필수접종이다. 이 백신은 백일해는 물론 디프테리아, 파상풍 등의 전염병을 한번에 예방할 수 있다.
DTaP(디텝)백신은 국가지원 필수 예방접종이지만, 접종시기를 놓치거나 추가접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이 떨어져 백일해 방어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접종완료율은 2008년 기준으로 59.8%로 영국의 96.0%(2011년), 호주의 91.8%(2011년)보다 한참 낮은 수치이다.
특히 2011년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의하면 추가 접종률은 40%이하로 DTaP(디텝)백신 5차 접종률은 20.0%, 폴리오 백신 4차 접종률은 35.2%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처럼 접종완료율이 낮으면 전염병 퇴치가 어려워 전염성질병의 발생이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적극적인 예방접종으로 무엇보다 기초접종은 물론 연령별 추가접종까지 적기에 완전 접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