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치매센터 김기웅 센터장 "드라마서 치매 묘사 너무 극적"
치매 안전망 구축하는데 역점...지역간 치매서비스 편차도 줄여야
[현대건강신문] "치매보호센터가 1백가 넘는 서울을 비롯해 치매 환자들이 치료와 관리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있는데 드라마에서 묘사는 너무 극적이다"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중앙치매센터로 지정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치매는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말했다.
중앙치매센터장으로 5년간 국내 치매 관리시스템의 밑 그림을 그릴 예정인 김 교수는 "진료지침, 치매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에서 등장하는 치매는 극단적 단면만 비추고 있다고 지적한 김 교수는 "조기 치매를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대도시에는 지역사회 리서치가 굉장히 많아 드라마 같은 상황은 연출되지 않는다"며 "극적인 장면을 통해 치매에 대한 정보를 얻다보니 치매를 절망적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치매에 걸려도 행복하게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적절한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치매라는 질병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라는 병은 서서히 진행되는 병으로 잘 관리하면 신문에 등장하는 것처럼 비참하지 않게 유지 관리 될 수 있다"며 불필요한 두려움을 가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조기 치매환자들의 증가에 대해 김 교수는 "최근에는 조기부터 약을 먹고 관리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치매 관리시 보호자들의 지나친 배려도 환자의 재활에 도움을 주지않는다고 지적한 김 교수는 "팔을 다친 사람은 재활 운동을 해야하듯이 치매 환자들도 일상 생활에서 가벼운 것은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재활에 도움이 된다"며 "초기 치매 환자는 독립생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앙치매센터 운영 방향을 밝히기기 전 "큰 열차에 올라탄 것 같다"고 밝힌 김 교수는 "첫 단추가 중요한데 이런 사업은 혼자할 수 없어 국내 모든 파트너와 조화를 이뤄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공공, 민간 영역의 조화를 강조했다.
치매 체감도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힌 김 교수는 "프랑스, 미국은 대통령이 치매 관련 법안을 승인하고 예산을 발표하는 등 치매를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고령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는 치매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 같다"며 "5년간 직접적인 서비스를 내실화하면서 치매에 체감 온도를 높이는 노력도 할 것"이라고 했다.
우선 분당서울대병원은 오는 7월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유헬스센터 내에 공간을 마련해 중앙치매센터의 외형을 다질 예정이다.
지역간 치매시스템의 편차를 지적한 김 교수는 "세계적인 기준으로 봐도 서울은 치매 관련 인적, 물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 반해 지방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릴 정도로 치매 관련 시스템의 불모지"라면서 "말단조직인 치매상담센터의 운영실태 차이 때문에 서비스 질이 차이가 나 최소한의 운영 규격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관리전달체계의 뼈대를 이룰 4개 권역치매센터(강원대, 충남대, 전북대, 경북대)과 7개 공립요양병원의 컨트롤 타워로도 역할을 수행한다.
김 교수는 "공립요양병원이 치매 환자들을 감당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인력 구성이 그렇지 못하다. 병원 위치도 지역사회와 떨어져 치매환자들의 입원 치료를 전문으로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며 "공립요양병원에서 중증 치매환자들의 진료와 케어를 담당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중앙치매센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는 치매관리 공공인프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중앙치매센터 운영을 분당서울대병원에 맡겼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관련 연구사업의 통합 관리 △치매 예방·진단·치료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 △관련 전문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