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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심한 아기, 성장 부전·체중감소 있으면 질환 의심해야
- [현대건강신문] 소아기의 장 건강은 소화 기능과 이와 연관된 성장과 발달뿐 아니라 면역 체계와도 관련이 있으며, 최근 장-뇌 축 미생물 연구에 따르면 장 건강이 복통 관련 질환뿐 아니라 다른 여러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유민 교수와 소아 장 건강의 중요성과 흔히 발생하는 관련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소아 변비는 4세 이상 아이의 경우 △일주일에 2회 이하의 배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변지림 △변을 참는 행동 △배변 시 고통스럽거나 힘든 증상 △직강 수지 검사에서 직장에 커다란 변 덩어리 확인 △변기 막힘 증상 중 2개 이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된다. 주요 원인은 △변을 참는 생활 습관 △화장실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 △식사량이 너무 적거나 △섬유소 섭취 △수분 부족과 같은 섭식 이상 등이 있다. 그 외 변비를 유발하는 △전신 질환 △근육 질환 △신경 질환이 있는 경우 △음식 알레르기나 대사 이상 환자도 변비가 있을 수 있다. 변비가 심한 소아는 변의를 느꼈을 때 참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배‧포도‧키위‧자두 등 과일과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 섭취 등 식이 조절이 도움이 된다. 성장 부전이나 체중감소, 혈변, 심한 복통, 복부 팽만이 변비와 동반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원인을 찾아야 하며, 만성 변비가 갑작스럽게 악화되거나, 장폐색 증상이 있을 때도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변비를 유발하는 내분비 및 대사 질환, 신경이나 근육 질환 여부를 평가하고, 기능성 변비의 경우 식이 조절과 함께 약물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설사는 대변으로 과도한 수분과 전해질이 소실되는 것으로, 영아는 하루에 몸무게 kg당 10g 이상의 무른 변을 보는 경우 설사로 정의한다. 영아기 기능성 설사는 유아와 학동기 이전 어린 소아에서 하루 4회 이상 무른 변이 1주에 4회 이상 있지만 통증이나 야간 설사, 성장 장애가 없이 학동기 무렵에 저절로 설사가 소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물을 하루에 몸무게 kg당 150ml 이상 섭취하거나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는 경우 영아 기능성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수분 섭취를 하루 몸무게 kg당 90ml로 줄이면 설사를 줄일 수 있다. 소아의 설사는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급성 설사는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위장염 △항생제, 과식에 의한 경우가 많고 만성 설사는 △우유 단백 알레르기 △효소 결핍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소아 급성 설사는 수분과 영양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탈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량과 피부 탄력이 감소하면서 입술, 구강점막이 건조하다면 탈수 증세를 의심해 볼 수 있고 수액으로 전해질을 공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외 고열이 동반되거나 심한 복통, 혈변, 담즙성 구토가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복통은 발생기전별로 내장통, 몸통 통증, 연관통으로 나뉜다. 내장통의 경우 간, 췌장, 담도, 위의 병변 발생 시 상복부가 아프고, 원위 소장, 맹장, 충수, 근위 대장의 병변 발생 시 배꼽 주변에서 통증이 감지된다. 원위 대장, 요로계의 문제 시에는 치골 상부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몸통 통증은 복막, 장간막 등의 신경 종말의 직접 자극에 의해 통증이 유발되는 국한성 통증이다. 연관통은 심부에서 발생해 척수근과 피부 분절에 투사돼 통증 발생 장기에서 먼 부위에서 느껴진다. 정확한 문진과 신체검사를 통해 복통의 시작 지점, 위치, 성질, 지속 기간, 강도, 양상, 악화 및 완화 인자를 확인해야 한다. 구토, 설사, 발열, 혈변, 변비, 빈혈, 경구 섭취나 몸무게 감소가 있으면 기질적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황달이 있거나 복부 진찰에서 복부 팽만, 장음, 우측 상하부 압통이 있거나 간‧비장 비대가 있으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에 혈변 같은 경고 증상이 없고 신체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으면 기능성 위장관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경고 증상이 있으면 피검사, 대변 검사, 소변 검사를 시행하며, 필요에 따라 단순 복부 X선 촬영이나 복부 초음파를 시행하여 기질적 질환이 있는지 확인한다. 의심 질환에 따라 상부 위장관 조영술이나 내시경을 고려한다. 기질적 원인이 없는 기능성 복통 환자의 경우 통증을 완화하는 약물 혹은 인지 행동 치료가 도움이 된다. 소아는 설사와 변비의 정의가 성인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평소 아이의 식습관 및 배변 패턴을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이나 인공감미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고 다양한 양질의 영양소가 포함된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도움이 된다. 아이마다 식습관과 생활 환경이 모두 다르므로, 장내 세균도 다르다. 최근에는 장-뇌 축 가설이 밝혀져 기능성 장 질환과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능성 장 질환 원인으로 식습관, 스트레스, 장내 세균 이상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식습관이 건강한지 확인하고 △학교, 가정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 리듬 △과도한 경쟁적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유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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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심한 아기, 성장 부전·체중감소 있으면 질환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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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철옹성, 능력주의와 공정의 함정”
- [현대건강신문] 최근에 젊은 세대의 가치관의 주류는 능력주의와 공정에 방점이 있는 듯하다.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고, 능력이 있는 만큼 대가를 받는다는 철학에서 시작하는 능력주의는 일견 보면 매우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인 듯하다. 이러한 공정의 원칙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체계가 잘 갖추어진 사회가 좀 더 발전된 사회이다.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얻은 결과를 정의롭게 나누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느 나라나 목표로 삼는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이다. 이러한 사회라야만 젊은이들이 노력하는 삶을 살면서 그 안에서 희망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지만, 노력이나 능력의 합당한 대가를 정하는 것은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발전과 함께 했던 화두였으며, 왕정시대에서부터 민주주의 사회로 이어질 때에도, 그리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분쟁에서도 언제든지 있었던 문제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대국인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도 최근까지 좌파와 우파로 갈라져서 어떤 사람은 자유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떤 사람은 최소와 최대값에서 어느 정도의 한계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본인들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면서 중간에서 만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중도의 미덕은 사라진 지 오래이며, 승자독식의 깃발만이 나부낄 뿐이다. 어쨌든, 노력이나 능력의 대가가 정해지는 데 있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이 유형적 또는 무형적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 진 결과라는 것이다. 내가 가진 능력의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복잡한 사회에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의 총합으로 결정된다. 그것이 합리적이건 합리적이지 않던, 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물론 그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 싸우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정해진 규칙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 결국은 사회 전체를 설득해야만 올라 갈 수 있다. 그 방식이 승자독식이기 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인 방식의 합의에 의한 것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MZ세대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의 현재 젊은 세대는 사교육의 홍수 속에서 자라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혹자는 걸음마를 떼고 말을 알아듣기 시작할 때부터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사교육을 시작해야 된다고 말한다. 놀이터 보다는 학원에 가야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초등학교를 지나, 방학 때도 어디 놀러 가지 못하고 밤늦게까지 학원을 전전해야 하는 중 고등학교 시절을 어렵게 보내고, 드디어 좋은 대학에 입성하면 거기서 또다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대기업 입사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본인들이 어린 시절 놀지도 않고 잠도 줄여가면서 공부했던 노력의 결실이 성공으로 이어져서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크게 작동하여 무한 능력주의의 공정에 대한 확신과 가치관이 매우 공고히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2017년 있었던 인천국제공항 사태에서 보듯이, 일정기간의 경력이 있는 비정규직 보안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에서 젊은 세대들의 대다수는 정규직으로 입사하기 위해 공채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시험 없이 입사한 비정규직과 나누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비정규직이 일정 기간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과 경력은 노력의 성과 또는 그에 따른 능력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바늘구멍 통과하기’ 같은 공채 시험 합격을 위한 수험생들의 애절한 노력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자회사 정규직 편입이라는 방식으로 한발 물러서게 만든 젊은 세대들의 ‘결기’는 세상을 크게 놀라게 했지만, 시험을 통과하는 노력만이 성과를 누릴 자격이 있고 다른 방식의 노력에 대해서는 폄하하게 되는 편향된 시각의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최근에 발생한 의정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정부와 의료계 간의 의료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는 필수의료나 지역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점점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고령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보건산업의 수요도 늘고 있어 의료인력 부족이 현재와 미래의 문제로 봤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에 필요한 의사 인력의 공급이 늘어나 결국 포화상태가 되면 자연스럽게 필수의료나 지역의료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의료계와 전공의들은 필수의료나 지역의료 의사의 부족이 의사 숫자의 문제라기보다는 필수의료의 저수가 정책이 문제라고 하며 서로 물러섬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한쪽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맞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정부도 2,000명이라는 숫자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미래에 대한 근거 있는 예측을 통해 나온 것인지 다시 한 번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고, 의료계와 전공의들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전공의 파업 사태의 이면에는 MZ세대의 능력주의와 공정에 대한 만능 의식이 투영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정부가 의대생 2,000명 증원을 갑작스럽게 발표하여 발생된 사태라고는 해도,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는 그 이전부터 지방공공의대 설립으로 인한 400여명의 증원도 반대해 왔다. 본인들은 놀고 싶은 학창 시절을 다 포기하고 열심히 공부만해서 그 어렵다는 의대에 진학하였으며, 찬란해야 할 청춘의 젊은 시절을 병원의 당직 등의 희생으로 다 바치고, 전문의가 되면 좀 더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의대 정원을 인위적으로 늘려서 본인들보다 노력을 적게 하고 비교적 쉽게 들어온 의대생들이 역시 양질의 집중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전문의가 될 가능성이 많고, 그들과 같이 경쟁하여 노력의 대가를 나누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일견 보면 맞는 말인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여기에는 결정적인 함정이 있다. 바로 의사의 직업적 역할과 그에 대한 보상은 좋던 싫던 사회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의사가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의사라는 직업이 필요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가 얼마나 필요한지, 또한 의사가 얼마를 벌어야 적정한 것인지, 의사가 사회에서 본인들의 권리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주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회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본인이 죽도록 노력해서 얻은 의사 전문의 자격증으로,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던 대가가 줄어들어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본인이 능력이 있다고 모든 것을 다 결정해서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 능력에 대한 대가는 원칙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설득해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원하는 만큼의 대가를 얻어내기 어렵다. 또한 한 가지 더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본인들의 노력으로만 그 자리에 올라간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것들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본인들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을 생각하는 합리적인 전문가라면, 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은 기성세대의 의사들이 그 동안 사회로부터 과도하게 많은 권한과 대가를 받아 왔다고 생각하며, 그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의사 수 증원에 찬성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의 수가를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의 수익 크기만큼 동일하게 올려서 공급의 증가를 유도하는 것은 국가 전체로 보면 의료비의 과도한 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에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렵다.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에 투입되는 과도한 의료비를 낮춰서 그 여분의 비용을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에 사용되도록 전환하는 것이 현재까지 대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방향인 듯하다.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책을 이행하는 것이 국가적인 의무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기 전에는 전공의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전문가의 지성으로 무장하여 ‘무지몽매한’ 국민들에게 계몽한다는 결의에 차 있더라도, 의사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민이 의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수도권에 몰려있는 대형병원들과 그 안에서 바쁘다고 잘 설명해 주지 않는 권위적이고 불친절한 의사들의 모습에 진저리를 치며 의료계의 체질 개선을 바라는 것이 의료에 대한 눈높이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의사 숫자라도 많다면 경쟁이라도 될 테니 불만족스러운 의료 서비스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의료계는 필수의료 저수가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미용성형 등 비급여를 통해 과잉진료가 성행하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스스로 자정의 노력을 했는지 별로 들은 적이 없다. 또한, 의료 행위 중에 천인공로 할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무분별한 마약 처방을 통해 사회를 혼란으로 빠트린 경우에도 계속해서 의사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성공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능력이 있다고 해서 무한정으로 대가를 받는 것도 아니다. 능력주의가 항상 공정하고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개인의 능력은 본인들의 각고의 노력과 더불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보살펴 준 사회의 도움으로 만들어 지며, 그렇게 길러진 능력에 의해 숭고한 직업적 역할이 부여된다. 이를 인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존중할 때, 사회는 기꺼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그것이 성숙한 사회이고, 우리 젊은 MZ 세대들이 만들어 가야 할 미래이다. [서울대병원 외과 임상교수 유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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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철옹성, 능력주의와 공정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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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영양 공급’ 노인 근감소증 최고 예방법
- [현대건강신문]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건강관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근감소증(Sarcopenia)’은 단순히 근육의 감소를 넘어 신체 활동성과 독립적인 생활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예방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한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 상태를 의미한다. 근육량은 일반적으로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며, 50대 이후 매년 1~2%씩 감소하고 70대에는 감소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신체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근감소증 환자는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근지구력이 약해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워지며, 다른 사람의 도움을 자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또한 골다공증, 낙상,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며 근육의 혈액 순환과 호르몬 조절 기능이 약화되어 기초대사량 감소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만성질환 관리가 어려워지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근감소증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운동 부족과 영양결핍은 근감소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 신체 활동 부족, 불균형한 영양 섭취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당뇨병, 감염병, 암 등과 같은 급만성 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근감소증은 여러 질환의 경과와 회복, 관리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근감소증은 간단한 자가 진단부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가 진단법으로는 △걷기 속도 측정 △악력 측정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테스트가 있다. 걷기의 경우 4m를 걷는 데 5초 이상 걸리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악력을 측정해 남성의 경우 26kg, 여성의 경우 18kg 미만일 때 근감소증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를 30초 동안 10회 이상 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전문적인 진단법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DEXA)과 생체 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A)을 통해 근육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고, 400미터 6분 보행검사 등을 실시해 보행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진단 방법들은 근감소증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하다. 근감소증은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다. 근력 저하나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 동반 질환을 확인한 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의학적으로는 원인이 될 만한 △약물 복용 여부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골다공증 △낙상 △연하장애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운동은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저항 운동과 유산소운동, 균형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양 관리도 필요하다. 근육 생성을 위해 단백질을 필수로 섭취해야 하며 체중 1kg당 최소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끼니마다 고기, 생선, 두부, 계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필요시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 노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산양 단백질은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적어 노년층에게 적합한 단백질 보충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콩, 퀴노아,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도 아미노산이 풍부해 근육 생성에 유익하다. 더불어, 비타민 D,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보충제를 복용해 근육과 뼈 건강을 유지하고 탈수 방지를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체적 건강관리 외에도 정신적·정서적 건강을 포함한 종합적인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수면은 신체 회복과 근육 생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히 자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취미 생활이나 지역사회 활동 등에 참여해 활발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정신 건강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충분히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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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영양 공급’ 노인 근감소증 최고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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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제조사 흡연 폐해 책임, 소송 통해 밝혀져야
- [현대건강신문] 얼마 전 우리나라 담배산업 점유율 상위 3개사의 대표가 바뀌었다고 보도된 기사를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그 기사에는 우리나라 담배산업 점유율 상위 3개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우리나라 점유율 1위인 ㄱ사의 2023년 매출액은 약 5조 9천억에 영업이익은 1조 2천억 원을 웃돌았다. 물론 담배사업 외 매출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이를 차치하고도 담배회사는 매년 엄청난 수익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담배가 유해하다면서 매년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 부어 각종 금연정책을 펼치고 있고, 흡연으로 인해 건강을 해친 다수의 국민은 이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을 하고 있는데, 담배회사는 담배를 팔아 막대한 이익으로 취하고 있지만, 과연 흡연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는가? ’2023년 담배폐해 국제 심포지엄’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매년 사망자는 2019년 기준으로 58,036명, 사회경제적 비용 12조 1,913억원이 발생된다고 한다. 사회경제적 비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보험 진료비 3조 5,917억원 △조기사망으로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비용 6조 4,606억원 △치료기간 생산성 손실비용 1조 1,115억원 △기타 1조 275억원 등이다. 이러한 흡연피해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규명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4월 14일 국내 시장 점유율 상위 3개사 및 제조사를 상대로 53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6년간 담배 위험성에 대한 △연구자료 △전문가 의견서 △피해자 의료기록 등 방대한 증거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였지만, 법원은 1심에서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주었고, 공단은 1심 결과에 불복하여 현재 항소심(2심)을 진행 중이다. 반면, 미국의 담배소송을 살펴보면, 1993년 이전 개인이 승소한 사례가 없었으나, 1993년 이후 주정부들의 소송을 통해 1998년 11월 담배회사들로부터 2,060억 달러를 배상받기로 합의하였으며, 캐나다에서도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약 156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여 2015년 1심 승소, 2019년 항소심(2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도 우리나라 법원은 2020년 11월 공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고 흡연과 폐암 발병간의 개별 인과관계조차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려, 국민 건강권과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을 위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간 수많은 연구결과가 보여주듯 결국 흡연은 유해한 것이 명확하고, 그 유해함으로 인해 흡연자의 건강이 손상되고 손상된 건강을 치료하기 위해 발생한 추가비용은 원인을 제공한 담배회사가 배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젊은 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담배에 특정한 향과 맛이 나는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담배라는 유해한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는 막대한 수익을 누리는 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국가가 떠안는 현 상황을 용납하기 쉽지 않다. 담배산업을 억제하고 흡연 피해자 진료비 등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이 반드시 승소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신선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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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제조사 흡연 폐해 책임, 소송 통해 밝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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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채소·과일 그대로 섭취, 겨울철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 [현대건강신문] 급격히 온도가 낮아지는 겨울철, 우리 몸에는 추위에 의한 여러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특히 추워지면 혈관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는 혈액순환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추운 겨울철에는 심장 건강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동경희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와 함께 겨울철 심장 건강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겨울철 차가운 날씨, 실내외 큰 온도차로 인한 급격한 온도의 변화는 심장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찬 공기가 피부에 닿게 되면서 우리 몸에 교감신경이 자극되는데 동시에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증가하고 이런 경우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소변량이 증가하고 혈액의 수분이 빠지면서 혈액의 농도가 끈적하게 농축되어 심장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이외에도 찬 공기로 인해 신체에 호르몬이 자극되면서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가 생길 수 있어서다. 겨울철 더 주의해야 할 심장질환은 바로 관상동맥질환이다. 관상동맥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혈관이다.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관상동맥이 서서히 막히는 질환이 협심증이고, 갑작스럽게 막히면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증상은 조금 다르다. 협심증은 혈관이 좁아진 상태기 때문에 계단이나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는 증상이 악화되지만 쉬거나 누워있을 때는 증상이 호전된다. 그에 비해 급성 심근경색은 움직임이나 태도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증상이 유지되는 특징을 갖는다. 관상동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콕콕 찌르는 증상과는 다르게 묵직하고 짓누르는 듯한 공포감까지 느껴질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쥐어짜듯이 아프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의 경우 혈전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관상동맥이 막히기 때문에 자는 도중에도 흉통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한 증상을 보이고 3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 응급 상황임으로 무조건 119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 가야 한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왕도는 없다. 다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균형 잡힌 식습관 그 중 특히 생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이때 채소나 과일을 주스로 갈아서 먹는 것은 신체에 영양소가 한 번에 흡수되다 보니 오히려 대사활동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되도록 그대로 섭취하며 충분히 씹어서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아직 오메가3 지방산이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오메가3를 드셔도 건강에 나쁘다는 증거도 없으니 원하신다면 오메가3 지방산을 드시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겠다. 크릴오일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 스트레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며 생기는 적절한 스트레스는 일에 대한 자극을 일으켜 능률을 올려주지만, 과로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장질환의 유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강동경희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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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채소·과일 그대로 섭취, 겨울철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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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아플 때 이렇게 대처
- [현대건강신문] 갓 태어난 아기는 일반적인 소아와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신생아에게서만 나타날 수 있는 특성과 응급 상황을 알아두어야 한다.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신생아의 이상 증상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울 때 신생아는 울음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기 때문에 울음이 주요 의사소통 수단이다. 하지만 아기가 배고프거나 기저귀가 젖는 등 불편함이 없는데도 계속 우는 경우가 있다. 만약 울음의 원인을 알 수 없고 달래도 그치지 않는다면 영아산통일 수 있다. 발작적인 울음과 함께 복부가 팽만되고, 다리를 구부리며 손은 꽉 쥔 채로 몹시 울고 보채며, 하루 3시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3주간 증상이 지속되면 영아산통을 진단할 수 있다. 영아산통은 생후 1~2주경 시작되어 대부분 생후 3~4개월 이전에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다른 증상이 동반되거나 아이가 아파 보인다면, 다른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진찰을 받아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가 운다면 그칠 때까지 그대로 두기보다는 양육자가 적절히 반응하여 아이가 보호와 사랑을 받는 경험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열 날 때 신생아가 갑자기 고열이 나면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아기의 체온을 측정해 38도 이상이라면 방의 온도가 너무 높지 않은지, 아기에게 옷을 너무 많이 입히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신생아는 체온 조절이 미숙하여 주위 환경에 따라 쉽게 체온이 오를 수 있지만, 패혈증, 장염, 폐렴, 요로감염, 뇌수막염 등 감염에 의한 초기 증상으로도 열이 날 수 있다. 이때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아기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신생아에게 열이 나는 경우, 특히 반복적으로 열이 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토할 때 식도와 위의 경계에 위치한 하부식도 괄약근은 위의 내용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아기는 이 근육의 발달이 미숙해 자주 토할 수 있다. 따라서 수유 후뿐만 아니라, 수유 중간에도 트림을 시키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 증상은 아기가 성장하면서 점차 나아지다가 돌 무렵에는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역류 정도가 심하거나, 체중이 잘 늘지 않거나, 구토 외에 설사, 열, 경련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거나, 아기가 기운이 없고 축 처지거나, 수유할 때마다 뿜듯이 토할 때, 갑자기 심하게 울고 토하면서 아기의 안색이 나쁘거나, 변에 피가 섞여 있을 때는 응급질환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배변 이상 아기는 출생 후 이틀 정도는 거무스름하고 끈적끈적한 태변을 보다가, 차츰 녹갈색을 띠는 이행변을 거쳐 노르스름한 변을 보게 된다. 많은 엄마가 부드러운 질감의 황금색 변을 아기의 건강 지표로 여기지만, 사실 아기의 변은 모유 또는 분유 등 우유의 종류와 아기의 월령에 따라 색깔, 횟수, 변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신생아 시기에는 변이 묽고 횟수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며, 모유를 먹는 아기는 하루에 4~5회, 많게는 10회 이상 변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변이 묽고 횟수가 많다고 하여 모두 설사로 간주되거나 병적인 상태라고 할 수 없다. 변 색깔이 녹색이거나 알맹이가 조금 있어도, 아기가 다른 증상이 없고 잘 먹으며 기분이 좋다면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변이 쌀뜨물처럼 매우 묽거나, 혈액 또는 점액이 섞여 있거나, 설사 외에 구토, 발열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경우, 또는 아기가 잘 먹지 않고 축 늘어져 전신 상태가 좋지 않다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 아기가 변을 볼 때 힘들어하거나, 2~3일 동안 변을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후 스스로 변을 보고 평소처럼 잘 먹고 잘 지낸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복부가 팽만되고 구토 증상을 보이며, 보채거나 잘 먹지 않는다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경련 신생아는 작은 소리나 자극에도 깜짝 놀랄 수 있으며, 손이나 발 또는 아래턱을 바르르 떠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가만히 잡아주어 떨림이 바로 멈추면 경련이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잡아주어도 떨림이 멈추지 않고 지속된다면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신생아의 뇌는 아직 미숙하므로 이 시기에 나타나는 경련은 소아나 성인의 경련 양상과는 다르다. 만약 아기가 멍하니 한쪽을 응시하고, 입맛을 쩝쩝 다시거나, 손과 발을 반복적으로 까딱거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양으로 다리를 움직이거나, 청색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찰 시에는 경련의 모습을 자세히 설명하거나, 경련 당시의 모습을 촬영하여 보여주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기가 경련을 할 때 너무 당황하여 아이를 잡고 흔들거나 때리며 자극을 주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응급 구조기관에 연락한 후, 경련 중 아기가 토하여 기도로 흡인되지 않도록 머리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탈장 탈장은 복벽의 구멍을 통해 배 안의 내장기관이 튀어나온 상태를 말한다. 아기에게 흔히 나타나는 탈장으로는 배꼽 탈장과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 있다. 배꼽 탈장은 배꼽 고리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장막이나 소장이 탈장되어 배꼽 부위에 동전 크기만 한 돌출 부위가 생기는 것으로, 아기가 울거나 힘을 줄 때 탈장이 생기지만 안정하면 저절로 들어간다. 대부분 아기가 성장하면서 호전되지만, 1~2년간 경과를 관찰한 후에도 지속되거나 장폐색 등이 나타날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서혜부 탈장은 단순히 액체가 고인 상태인 음낭수종과 감별해야 하며, 튀어나온 장이 배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장이 괴사될 수 있다. 따라서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킬 때 아이의 서혜부(사타구니)의 좌우 대칭 여부를 잘 살펴보고 양쪽이 심하게 비대칭이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울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오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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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심한 아기, 성장 부전·체중감소 있으면 질환 의심해야
- [현대건강신문] 소아기의 장 건강은 소화 기능과 이와 연관된 성장과 발달뿐 아니라 면역 체계와도 관련이 있으며, 최근 장-뇌 축 미생물 연구에 따르면 장 건강이 복통 관련 질환뿐 아니라 다른 여러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유민 교수와 소아 장 건강의 중요성과 흔히 발생하는 관련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소아 변비는 4세 이상 아이의 경우 △일주일에 2회 이하의 배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변지림 △변을 참는 행동 △배변 시 고통스럽거나 힘든 증상 △직강 수지 검사에서 직장에 커다란 변 덩어리 확인 △변기 막힘 증상 중 2개 이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된다. 주요 원인은 △변을 참는 생활 습관 △화장실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 △식사량이 너무 적거나 △섬유소 섭취 △수분 부족과 같은 섭식 이상 등이 있다. 그 외 변비를 유발하는 △전신 질환 △근육 질환 △신경 질환이 있는 경우 △음식 알레르기나 대사 이상 환자도 변비가 있을 수 있다. 변비가 심한 소아는 변의를 느꼈을 때 참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배‧포도‧키위‧자두 등 과일과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 섭취 등 식이 조절이 도움이 된다. 성장 부전이나 체중감소, 혈변, 심한 복통, 복부 팽만이 변비와 동반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원인을 찾아야 하며, 만성 변비가 갑작스럽게 악화되거나, 장폐색 증상이 있을 때도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변비를 유발하는 내분비 및 대사 질환, 신경이나 근육 질환 여부를 평가하고, 기능성 변비의 경우 식이 조절과 함께 약물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설사는 대변으로 과도한 수분과 전해질이 소실되는 것으로, 영아는 하루에 몸무게 kg당 10g 이상의 무른 변을 보는 경우 설사로 정의한다. 영아기 기능성 설사는 유아와 학동기 이전 어린 소아에서 하루 4회 이상 무른 변이 1주에 4회 이상 있지만 통증이나 야간 설사, 성장 장애가 없이 학동기 무렵에 저절로 설사가 소실되는 경우를 말한다. 물을 하루에 몸무게 kg당 150ml 이상 섭취하거나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는 경우 영아 기능성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수분 섭취를 하루 몸무게 kg당 90ml로 줄이면 설사를 줄일 수 있다. 소아의 설사는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급성 설사는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위장염 △항생제, 과식에 의한 경우가 많고 만성 설사는 △우유 단백 알레르기 △효소 결핍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소아 급성 설사는 수분과 영양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탈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량과 피부 탄력이 감소하면서 입술, 구강점막이 건조하다면 탈수 증세를 의심해 볼 수 있고 수액으로 전해질을 공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외 고열이 동반되거나 심한 복통, 혈변, 담즙성 구토가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복통은 발생기전별로 내장통, 몸통 통증, 연관통으로 나뉜다. 내장통의 경우 간, 췌장, 담도, 위의 병변 발생 시 상복부가 아프고, 원위 소장, 맹장, 충수, 근위 대장의 병변 발생 시 배꼽 주변에서 통증이 감지된다. 원위 대장, 요로계의 문제 시에는 치골 상부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몸통 통증은 복막, 장간막 등의 신경 종말의 직접 자극에 의해 통증이 유발되는 국한성 통증이다. 연관통은 심부에서 발생해 척수근과 피부 분절에 투사돼 통증 발생 장기에서 먼 부위에서 느껴진다. 정확한 문진과 신체검사를 통해 복통의 시작 지점, 위치, 성질, 지속 기간, 강도, 양상, 악화 및 완화 인자를 확인해야 한다. 구토, 설사, 발열, 혈변, 변비, 빈혈, 경구 섭취나 몸무게 감소가 있으면 기질적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황달이 있거나 복부 진찰에서 복부 팽만, 장음, 우측 상하부 압통이 있거나 간‧비장 비대가 있으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에 혈변 같은 경고 증상이 없고 신체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으면 기능성 위장관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경고 증상이 있으면 피검사, 대변 검사, 소변 검사를 시행하며, 필요에 따라 단순 복부 X선 촬영이나 복부 초음파를 시행하여 기질적 질환이 있는지 확인한다. 의심 질환에 따라 상부 위장관 조영술이나 내시경을 고려한다. 기질적 원인이 없는 기능성 복통 환자의 경우 통증을 완화하는 약물 혹은 인지 행동 치료가 도움이 된다. 소아는 설사와 변비의 정의가 성인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평소 아이의 식습관 및 배변 패턴을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이나 인공감미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고 다양한 양질의 영양소가 포함된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도움이 된다. 아이마다 식습관과 생활 환경이 모두 다르므로, 장내 세균도 다르다. 최근에는 장-뇌 축 가설이 밝혀져 기능성 장 질환과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능성 장 질환 원인으로 식습관, 스트레스, 장내 세균 이상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아이의 식습관이 건강한지 확인하고 △학교, 가정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 리듬 △과도한 경쟁적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유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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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심한 아기, 성장 부전·체중감소 있으면 질환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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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철옹성, 능력주의와 공정의 함정”
- [현대건강신문] 최근에 젊은 세대의 가치관의 주류는 능력주의와 공정에 방점이 있는 듯하다.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고, 능력이 있는 만큼 대가를 받는다는 철학에서 시작하는 능력주의는 일견 보면 매우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인 듯하다. 이러한 공정의 원칙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체계가 잘 갖추어진 사회가 좀 더 발전된 사회이다.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얻은 결과를 정의롭게 나누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느 나라나 목표로 삼는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이다. 이러한 사회라야만 젊은이들이 노력하는 삶을 살면서 그 안에서 희망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지만, 노력이나 능력의 합당한 대가를 정하는 것은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발전과 함께 했던 화두였으며, 왕정시대에서부터 민주주의 사회로 이어질 때에도, 그리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분쟁에서도 언제든지 있었던 문제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대국인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도 최근까지 좌파와 우파로 갈라져서 어떤 사람은 자유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떤 사람은 최소와 최대값에서 어느 정도의 한계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본인들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면서 중간에서 만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중도의 미덕은 사라진 지 오래이며, 승자독식의 깃발만이 나부낄 뿐이다. 어쨌든, 노력이나 능력의 대가가 정해지는 데 있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이 유형적 또는 무형적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 진 결과라는 것이다. 내가 가진 능력의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복잡한 사회에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의 총합으로 결정된다. 그것이 합리적이건 합리적이지 않던, 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물론 그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 싸우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정해진 규칙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 결국은 사회 전체를 설득해야만 올라 갈 수 있다. 그 방식이 승자독식이기 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인 방식의 합의에 의한 것이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MZ세대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의 현재 젊은 세대는 사교육의 홍수 속에서 자라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혹자는 걸음마를 떼고 말을 알아듣기 시작할 때부터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사교육을 시작해야 된다고 말한다. 놀이터 보다는 학원에 가야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초등학교를 지나, 방학 때도 어디 놀러 가지 못하고 밤늦게까지 학원을 전전해야 하는 중 고등학교 시절을 어렵게 보내고, 드디어 좋은 대학에 입성하면 거기서 또다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대기업 입사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본인들이 어린 시절 놀지도 않고 잠도 줄여가면서 공부했던 노력의 결실이 성공으로 이어져서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크게 작동하여 무한 능력주의의 공정에 대한 확신과 가치관이 매우 공고히 형성되어 있는 듯하다. 2017년 있었던 인천국제공항 사태에서 보듯이, 일정기간의 경력이 있는 비정규직 보안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에서 젊은 세대들의 대다수는 정규직으로 입사하기 위해 공채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시험 없이 입사한 비정규직과 나누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비정규직이 일정 기간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과 경력은 노력의 성과 또는 그에 따른 능력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바늘구멍 통과하기’ 같은 공채 시험 합격을 위한 수험생들의 애절한 노력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자회사 정규직 편입이라는 방식으로 한발 물러서게 만든 젊은 세대들의 ‘결기’는 세상을 크게 놀라게 했지만, 시험을 통과하는 노력만이 성과를 누릴 자격이 있고 다른 방식의 노력에 대해서는 폄하하게 되는 편향된 시각의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최근에 발생한 의정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정부와 의료계 간의 의료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는 필수의료나 지역의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점점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고령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보건산업의 수요도 늘고 있어 의료인력 부족이 현재와 미래의 문제로 봤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에 필요한 의사 인력의 공급이 늘어나 결국 포화상태가 되면 자연스럽게 필수의료나 지역의료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의료계와 전공의들은 필수의료나 지역의료 의사의 부족이 의사 숫자의 문제라기보다는 필수의료의 저수가 정책이 문제라고 하며 서로 물러섬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한쪽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맞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정부도 2,000명이라는 숫자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미래에 대한 근거 있는 예측을 통해 나온 것인지 다시 한 번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고, 의료계와 전공의들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전공의 파업 사태의 이면에는 MZ세대의 능력주의와 공정에 대한 만능 의식이 투영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정부가 의대생 2,000명 증원을 갑작스럽게 발표하여 발생된 사태라고는 해도,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는 그 이전부터 지방공공의대 설립으로 인한 400여명의 증원도 반대해 왔다. 본인들은 놀고 싶은 학창 시절을 다 포기하고 열심히 공부만해서 그 어렵다는 의대에 진학하였으며, 찬란해야 할 청춘의 젊은 시절을 병원의 당직 등의 희생으로 다 바치고, 전문의가 되면 좀 더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의대 정원을 인위적으로 늘려서 본인들보다 노력을 적게 하고 비교적 쉽게 들어온 의대생들이 역시 양질의 집중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전문의가 될 가능성이 많고, 그들과 같이 경쟁하여 노력의 대가를 나누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일견 보면 맞는 말인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여기에는 결정적인 함정이 있다. 바로 의사의 직업적 역할과 그에 대한 보상은 좋던 싫던 사회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의사가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의사라는 직업이 필요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가 얼마나 필요한지, 또한 의사가 얼마를 벌어야 적정한 것인지, 의사가 사회에서 본인들의 권리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주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회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 본인이 죽도록 노력해서 얻은 의사 전문의 자격증으로,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던 대가가 줄어들어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본인이 능력이 있다고 모든 것을 다 결정해서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 능력에 대한 대가는 원칙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설득해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원하는 만큼의 대가를 얻어내기 어렵다. 또한 한 가지 더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본인들의 노력으로만 그 자리에 올라간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것들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본인들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을 생각하는 합리적인 전문가라면, 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은 기성세대의 의사들이 그 동안 사회로부터 과도하게 많은 권한과 대가를 받아 왔다고 생각하며, 그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의사 수 증원에 찬성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의 수가를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의 수익 크기만큼 동일하게 올려서 공급의 증가를 유도하는 것은 국가 전체로 보면 의료비의 과도한 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에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렵다.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에 투입되는 과도한 의료비를 낮춰서 그 여분의 비용을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에 사용되도록 전환하는 것이 현재까지 대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방향인 듯하다.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책을 이행하는 것이 국가적인 의무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기 전에는 전공의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전문가의 지성으로 무장하여 ‘무지몽매한’ 국민들에게 계몽한다는 결의에 차 있더라도, 의사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민이 의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수도권에 몰려있는 대형병원들과 그 안에서 바쁘다고 잘 설명해 주지 않는 권위적이고 불친절한 의사들의 모습에 진저리를 치며 의료계의 체질 개선을 바라는 것이 의료에 대한 눈높이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의사 숫자라도 많다면 경쟁이라도 될 테니 불만족스러운 의료 서비스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의료계는 필수의료 저수가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미용성형 등 비급여를 통해 과잉진료가 성행하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스스로 자정의 노력을 했는지 별로 들은 적이 없다. 또한, 의료 행위 중에 천인공로 할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무분별한 마약 처방을 통해 사회를 혼란으로 빠트린 경우에도 계속해서 의사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성공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능력이 있다고 해서 무한정으로 대가를 받는 것도 아니다. 능력주의가 항상 공정하고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개인의 능력은 본인들의 각고의 노력과 더불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보살펴 준 사회의 도움으로 만들어 지며, 그렇게 길러진 능력에 의해 숭고한 직업적 역할이 부여된다. 이를 인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존중할 때, 사회는 기꺼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그것이 성숙한 사회이고, 우리 젊은 MZ 세대들이 만들어 가야 할 미래이다. [서울대병원 외과 임상교수 유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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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철옹성, 능력주의와 공정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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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영양 공급’ 노인 근감소증 최고 예방법
- [현대건강신문]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건강관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근감소증(Sarcopenia)’은 단순히 근육의 감소를 넘어 신체 활동성과 독립적인 생활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예방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한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 상태를 의미한다. 근육량은 일반적으로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며, 50대 이후 매년 1~2%씩 감소하고 70대에는 감소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신체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근감소증 환자는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근지구력이 약해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워지며, 다른 사람의 도움을 자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또한 골다공증, 낙상,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며 근육의 혈액 순환과 호르몬 조절 기능이 약화되어 기초대사량 감소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만성질환 관리가 어려워지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근감소증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운동 부족과 영양결핍은 근감소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 신체 활동 부족, 불균형한 영양 섭취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당뇨병, 감염병, 암 등과 같은 급만성 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근감소증은 여러 질환의 경과와 회복, 관리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근감소증은 간단한 자가 진단부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가 진단법으로는 △걷기 속도 측정 △악력 측정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테스트가 있다. 걷기의 경우 4m를 걷는 데 5초 이상 걸리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악력을 측정해 남성의 경우 26kg, 여성의 경우 18kg 미만일 때 근감소증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를 30초 동안 10회 이상 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전문적인 진단법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DEXA)과 생체 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A)을 통해 근육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고, 400미터 6분 보행검사 등을 실시해 보행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진단 방법들은 근감소증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하다. 근감소증은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다. 근력 저하나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 동반 질환을 확인한 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의학적으로는 원인이 될 만한 △약물 복용 여부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골다공증 △낙상 △연하장애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운동은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저항 운동과 유산소운동, 균형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양 관리도 필요하다. 근육 생성을 위해 단백질을 필수로 섭취해야 하며 체중 1kg당 최소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끼니마다 고기, 생선, 두부, 계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필요시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 노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산양 단백질은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적어 노년층에게 적합한 단백질 보충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콩, 퀴노아,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도 아미노산이 풍부해 근육 생성에 유익하다. 더불어, 비타민 D,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보충제를 복용해 근육과 뼈 건강을 유지하고 탈수 방지를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체적 건강관리 외에도 정신적·정서적 건강을 포함한 종합적인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수면은 신체 회복과 근육 생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히 자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취미 생활이나 지역사회 활동 등에 참여해 활발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정신 건강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충분히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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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영양 공급’ 노인 근감소증 최고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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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제조사 흡연 폐해 책임, 소송 통해 밝혀져야
- [현대건강신문] 얼마 전 우리나라 담배산업 점유율 상위 3개사의 대표가 바뀌었다고 보도된 기사를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그 기사에는 우리나라 담배산업 점유율 상위 3개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우리나라 점유율 1위인 ㄱ사의 2023년 매출액은 약 5조 9천억에 영업이익은 1조 2천억 원을 웃돌았다. 물론 담배사업 외 매출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이를 차치하고도 담배회사는 매년 엄청난 수익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담배가 유해하다면서 매년 어마어마한 예산을 쏟아 부어 각종 금연정책을 펼치고 있고, 흡연으로 인해 건강을 해친 다수의 국민은 이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을 하고 있는데, 담배회사는 담배를 팔아 막대한 이익으로 취하고 있지만, 과연 흡연폐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는가? ’2023년 담배폐해 국제 심포지엄’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해 매년 사망자는 2019년 기준으로 58,036명, 사회경제적 비용 12조 1,913억원이 발생된다고 한다. 사회경제적 비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보험 진료비 3조 5,917억원 △조기사망으로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비용 6조 4,606억원 △치료기간 생산성 손실비용 1조 1,115억원 △기타 1조 275억원 등이다. 이러한 흡연피해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규명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4월 14일 국내 시장 점유율 상위 3개사 및 제조사를 상대로 53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6년간 담배 위험성에 대한 △연구자료 △전문가 의견서 △피해자 의료기록 등 방대한 증거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였지만, 법원은 1심에서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주었고, 공단은 1심 결과에 불복하여 현재 항소심(2심)을 진행 중이다. 반면, 미국의 담배소송을 살펴보면, 1993년 이전 개인이 승소한 사례가 없었으나, 1993년 이후 주정부들의 소송을 통해 1998년 11월 담배회사들로부터 2,060억 달러를 배상받기로 합의하였으며, 캐나다에서도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약 156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여 2015년 1심 승소, 2019년 항소심(2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도 우리나라 법원은 2020년 11월 공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고 흡연과 폐암 발병간의 개별 인과관계조차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려, 국민 건강권과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을 위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간 수많은 연구결과가 보여주듯 결국 흡연은 유해한 것이 명확하고, 그 유해함으로 인해 흡연자의 건강이 손상되고 손상된 건강을 치료하기 위해 발생한 추가비용은 원인을 제공한 담배회사가 배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젊은 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담배에 특정한 향과 맛이 나는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담배라는 유해한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는 막대한 수익을 누리는 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국가가 떠안는 현 상황을 용납하기 쉽지 않다. 담배산업을 억제하고 흡연 피해자 진료비 등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이 반드시 승소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신선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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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제조사 흡연 폐해 책임, 소송 통해 밝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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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채소·과일 그대로 섭취, 겨울철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 [현대건강신문] 급격히 온도가 낮아지는 겨울철, 우리 몸에는 추위에 의한 여러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특히 추워지면 혈관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는 혈액순환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추운 겨울철에는 심장 건강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동경희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와 함께 겨울철 심장 건강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겨울철 차가운 날씨, 실내외 큰 온도차로 인한 급격한 온도의 변화는 심장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찬 공기가 피부에 닿게 되면서 우리 몸에 교감신경이 자극되는데 동시에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증가하고 이런 경우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소변량이 증가하고 혈액의 수분이 빠지면서 혈액의 농도가 끈적하게 농축되어 심장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이외에도 찬 공기로 인해 신체에 호르몬이 자극되면서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가 생길 수 있어서다. 겨울철 더 주의해야 할 심장질환은 바로 관상동맥질환이다. 관상동맥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혈관이다.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관상동맥이 서서히 막히는 질환이 협심증이고, 갑작스럽게 막히면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비슷해 보이지만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증상은 조금 다르다. 협심증은 혈관이 좁아진 상태기 때문에 계단이나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는 증상이 악화되지만 쉬거나 누워있을 때는 증상이 호전된다. 그에 비해 급성 심근경색은 움직임이나 태도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증상이 유지되는 특징을 갖는다. 관상동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콕콕 찌르는 증상과는 다르게 묵직하고 짓누르는 듯한 공포감까지 느껴질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쥐어짜듯이 아프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의 경우 혈전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관상동맥이 막히기 때문에 자는 도중에도 흉통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한 증상을 보이고 3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 응급 상황임으로 무조건 119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빨리 응급실에 가야 한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데 왕도는 없다. 다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균형 잡힌 식습관 그 중 특히 생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이때 채소나 과일을 주스로 갈아서 먹는 것은 신체에 영양소가 한 번에 흡수되다 보니 오히려 대사활동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되도록 그대로 섭취하며 충분히 씹어서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아직 오메가3 지방산이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오메가3를 드셔도 건강에 나쁘다는 증거도 없으니 원하신다면 오메가3 지방산을 드시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겠다. 크릴오일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 스트레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며 생기는 적절한 스트레스는 일에 대한 자극을 일으켜 능률을 올려주지만, 과로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장질환의 유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강동경희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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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채소·과일 그대로 섭취, 겨울철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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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아플 때 이렇게 대처
- [현대건강신문] 갓 태어난 아기는 일반적인 소아와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신생아에게서만 나타날 수 있는 특성과 응급 상황을 알아두어야 한다.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신생아의 이상 증상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울 때 신생아는 울음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기 때문에 울음이 주요 의사소통 수단이다. 하지만 아기가 배고프거나 기저귀가 젖는 등 불편함이 없는데도 계속 우는 경우가 있다. 만약 울음의 원인을 알 수 없고 달래도 그치지 않는다면 영아산통일 수 있다. 발작적인 울음과 함께 복부가 팽만되고, 다리를 구부리며 손은 꽉 쥔 채로 몹시 울고 보채며, 하루 3시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3주간 증상이 지속되면 영아산통을 진단할 수 있다. 영아산통은 생후 1~2주경 시작되어 대부분 생후 3~4개월 이전에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다른 증상이 동반되거나 아이가 아파 보인다면, 다른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진찰을 받아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가 운다면 그칠 때까지 그대로 두기보다는 양육자가 적절히 반응하여 아이가 보호와 사랑을 받는 경험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열 날 때 신생아가 갑자기 고열이 나면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아기의 체온을 측정해 38도 이상이라면 방의 온도가 너무 높지 않은지, 아기에게 옷을 너무 많이 입히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신생아는 체온 조절이 미숙하여 주위 환경에 따라 쉽게 체온이 오를 수 있지만, 패혈증, 장염, 폐렴, 요로감염, 뇌수막염 등 감염에 의한 초기 증상으로도 열이 날 수 있다. 이때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아기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신생아에게 열이 나는 경우, 특히 반복적으로 열이 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토할 때 식도와 위의 경계에 위치한 하부식도 괄약근은 위의 내용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아기는 이 근육의 발달이 미숙해 자주 토할 수 있다. 따라서 수유 후뿐만 아니라, 수유 중간에도 트림을 시키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 증상은 아기가 성장하면서 점차 나아지다가 돌 무렵에는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역류 정도가 심하거나, 체중이 잘 늘지 않거나, 구토 외에 설사, 열, 경련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거나, 아기가 기운이 없고 축 처지거나, 수유할 때마다 뿜듯이 토할 때, 갑자기 심하게 울고 토하면서 아기의 안색이 나쁘거나, 변에 피가 섞여 있을 때는 응급질환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배변 이상 아기는 출생 후 이틀 정도는 거무스름하고 끈적끈적한 태변을 보다가, 차츰 녹갈색을 띠는 이행변을 거쳐 노르스름한 변을 보게 된다. 많은 엄마가 부드러운 질감의 황금색 변을 아기의 건강 지표로 여기지만, 사실 아기의 변은 모유 또는 분유 등 우유의 종류와 아기의 월령에 따라 색깔, 횟수, 변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신생아 시기에는 변이 묽고 횟수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며, 모유를 먹는 아기는 하루에 4~5회, 많게는 10회 이상 변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변이 묽고 횟수가 많다고 하여 모두 설사로 간주되거나 병적인 상태라고 할 수 없다. 변 색깔이 녹색이거나 알맹이가 조금 있어도, 아기가 다른 증상이 없고 잘 먹으며 기분이 좋다면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변이 쌀뜨물처럼 매우 묽거나, 혈액 또는 점액이 섞여 있거나, 설사 외에 구토, 발열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경우, 또는 아기가 잘 먹지 않고 축 늘어져 전신 상태가 좋지 않다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 아기가 변을 볼 때 힘들어하거나, 2~3일 동안 변을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후 스스로 변을 보고 평소처럼 잘 먹고 잘 지낸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복부가 팽만되고 구토 증상을 보이며, 보채거나 잘 먹지 않는다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경련 신생아는 작은 소리나 자극에도 깜짝 놀랄 수 있으며, 손이나 발 또는 아래턱을 바르르 떠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가만히 잡아주어 떨림이 바로 멈추면 경련이 아니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잡아주어도 떨림이 멈추지 않고 지속된다면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신생아의 뇌는 아직 미숙하므로 이 시기에 나타나는 경련은 소아나 성인의 경련 양상과는 다르다. 만약 아기가 멍하니 한쪽을 응시하고, 입맛을 쩝쩝 다시거나, 손과 발을 반복적으로 까딱거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양으로 다리를 움직이거나, 청색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찰 시에는 경련의 모습을 자세히 설명하거나, 경련 당시의 모습을 촬영하여 보여주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기가 경련을 할 때 너무 당황하여 아이를 잡고 흔들거나 때리며 자극을 주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응급 구조기관에 연락한 후, 경련 중 아기가 토하여 기도로 흡인되지 않도록 머리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탈장 탈장은 복벽의 구멍을 통해 배 안의 내장기관이 튀어나온 상태를 말한다. 아기에게 흔히 나타나는 탈장으로는 배꼽 탈장과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 있다. 배꼽 탈장은 배꼽 고리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장막이나 소장이 탈장되어 배꼽 부위에 동전 크기만 한 돌출 부위가 생기는 것으로, 아기가 울거나 힘을 줄 때 탈장이 생기지만 안정하면 저절로 들어간다. 대부분 아기가 성장하면서 호전되지만, 1~2년간 경과를 관찰한 후에도 지속되거나 장폐색 등이 나타날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서혜부 탈장은 단순히 액체가 고인 상태인 음낭수종과 감별해야 하며, 튀어나온 장이 배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장이 괴사될 수 있다. 따라서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킬 때 아이의 서혜부(사타구니)의 좌우 대칭 여부를 잘 살펴보고 양쪽이 심하게 비대칭이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울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오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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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아플 때 이렇게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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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로 가는 혈관 막히는 경동맥협착증 ‘사망 위험’
- [현대건강신문] 아무 증상이 없다가 어느 날 쓰러질 수 있는 ‘경동맥 협착’을 방치하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목 부위의 동맥을 말하며, 뇌로 가는 혈액의 80% 정도가 이 혈관을 통하는 매우 중요한 혈관이다. 경동맥 협착은 말 그대로 각종 원인으로 인해 경동맥이 좁아지는 것으로 혈관이 5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이 없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착이 심해지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일형 교수와 함께 경동맥 협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경동맥 협착은 각종 원인으로 인해 경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경동맥 협착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5년간 50% 넘게 늘어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동맥 협착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질병코드 I652 경동맥의 폐쇄 및 협착)는 지난 2019년 92,853명에서 2023년 143,309명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자들이 늘면서 혈관 손상이 늘고, 이에 따라 경동맥협착증도 늘고 있다. 경동맥 협착의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죽경화’다. 동맥죽경화는 동맥에 죽처럼 점도 높은 콜레스테롤 지질 성분들이 쌓여서 혈관을 좁게 만드는 현상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나 흡연,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고지혈증은 혈관을 미세하게 손상시키거나 염증 물질을 분비하여 결과적으로 혈관이 좁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흡연을 많이 하면 동맥경화의 모양이나 정도가 심해질 수 있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경동맥이 50% 이상 막히는 경우 뇌경색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음 이상, 팔다리 마비, 시야장애, 언어 장애 등이다. 심한 경우 뇌경색으로 인한 뇌 기능 이상뿐 아니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문제는 혈관이 절반 이상 막혀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어 초기 진단이 어렵고, 발견되어도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협착이 심해지면 언제, 어떻게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고, 발견하면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경동맥 협착은 50% 이상 혈관이 막혔을 경우 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경동맥이 50% 이상 좁아졌다면 경동맥스텐트거치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만약 아무 증상이 없었는데 검진을 통해 우연히 좁아진 경동맥을 발견한 환자라면, 경동맥이 좁아진 정도가 50%가 아닌 70% 이상일 때, 경동맥스텐트거치술 고려의 대상이 되며, 추가적인 혈관 촬영 등을 통해 재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뇌경색이 이미 발생한 환자더라도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지 않는다면 대개는 약물 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시술의 이점에 비해 그에 따른 위험성이 다소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뇌경색 발생과 더불어 경동맥 협착 정도가 50%를 넘는 환자라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간단한 시술보다는 직접적인 수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제거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은데, 우리나라의 정서상 수술을 꺼리거나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시술로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단, 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넘어, 딱딱하게 석회화되고 굳어진 상태라면, 수술을 통해 그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협착 부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 목이 너무 짧거나 협착 부위가 너무 위쪽에 위치한 경우에는 수술 또한 불가한 경우도 있다. 건강한 식습관, 금연, 뇌 검진 필요 경동맥 협착은 아무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번질 수 있어 평소 혈관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건강한 식습관과 금연 등을 통해 위험인자를 차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현재 40~50대인데 아직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경동맥 초음파 촬영이나 CT 혈관 촬영을 시행해본 적이 없다면 미리 한 번쯤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40~50대 이후가 되면 자신조차 모르고 있는 혈관 건강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큰 이상이 없더라도, 향후 심해질 여지가 있는, 무증상의 초기 단계인 경우, 선제적인 조치와 주의 깊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일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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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로 가는 혈관 막히는 경동맥협착증 ‘사망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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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증상 없는 담관암, 간 질환과 혼동
- [현대건강신문] 박 모씨(남, 65)는 30여 년간 근무했던 직장에서 퇴직한 이후 등산과 골프를 즐기며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함께 등산하던 친구가 얼굴이 누렇게 보인다며 간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평소 간 수치가 정상이었던 박 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한 달 후, 극심한 복통과 황갈색 소변을 경험하며 심각성을 깨달은 박 씨는 병원을 찾았고, 담관암을 진단받았다. 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담낭 및 담도에서 발생하는 암은 전체 암 중 2.7%를 차지한다. 남성에서는 암 발생률 10위, 여성에서는 9위로 보고됐으며, 고령화로 인해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담관암은 담관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뜻한다. 담관은 담즙이 지나가는 통로로 간내 실질에서 간문부를 거쳐 담낭, 췌장,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이어지는 길고 가는 관형의 장기다. 이 부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통틀어 담관암 혹은 담도암이라 부른다. 담관암은 주요 암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암으로, 간암이나 폐암보다도 5년 생존율이 낮아 난치성 암으로 분류되며, 5년 생존율도 29%에 불과하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간 질환과 유사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발생 부위에 따라 △간내 담관암 △간문부 담관암 △간외 담관암으로 나뉘며, 특히 간내 담관암은 병기가 꽤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렵다. 담관암의 발생 요인 중 가장 주요한 것은 반복적인 담관 염증과 흡연이다. 담관 내에 반복되는 △담석 △간디스토마와 같은 담관 기생충 감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바이러스성 간염 △궤양성 대장염 △담낭용종 △흡연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담관암이 발생하면 △체중 감소 △피로감 △식욕부진 △오심 △구토 △상복부 통증 △황달 △복부 종괴 촉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담관 폐색으로 간 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담관암의 진단에는 혈청 종양표지자 검사, 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PET-CT,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내시경 초음파 등이 활용된다. 병변의 위치와 침범 정도를 파악한 뒤, 내과와 외과를 포함한 다학제 협진을 통해 병기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한다. 초기 담관암은 주요 혈관 침범과 원격 전이가 없을 경우 수술적 절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간절제술, 담도절제술,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 등이 시행될 수 있다. 진행된 담관암의 경우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등 내과적 치료가 주로 이루지며,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 및 담관 스텐트 삽입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 도입된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은 담관암으로 인한 악성 담관 폐색을 개선하고 스텐트 유지 기간을 연장할 뿐 아니라, 종양을 직접적으로 괴사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담관암의 치료에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과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기존 항암치료와의 병합요법 시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난치성 담관암의 치료에 선택적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 담관암은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불량해 종종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예방과 조기 진단이 중요한 만큼 금연과 절주, 적절한 체중 유지,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관암 예방과 조기 발견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담관암은 예후가 불량한 악성 종양이지만 수술적 치료와 적극적인 항암치료, 내시경 중재술 등을 통해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이재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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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증상 없는 담관암, 간 질환과 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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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주기적 유산소 운동’ 폐 기능 유지 도움
- [현대건강신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염증반응으로 인해 기도와 폐포가 손상돼 공기 흐름이 제한되는 만성 호흡기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10대 사망원인 중 3위에 해당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40세 이상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12.7%이나, 65세 이상 노인의 유병률은 25.6%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높다. 그러나 질환의 심각성과 유병률에 비해서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인지율은 매우 낮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자 중 진단을 받은 사람은 2.5%에 불과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원인은 △흡연 △대기오염 △직업성 노출 △폐 성장 이상 △유전 등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구구조가 고령화되고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는 우리나라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기침, 가래 등이 약하게 동반될 수 있으나, 악화되면 계단 오르기나 장시간 보행 시 숨이 찰 수 있고 이에 따라 일상생활에 제약받을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도 나이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여, 폐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뒤에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검사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확인 후 약물치료를 실시해야 폐 기능이 호전되며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이는 폐 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노인 환자에게 중요하다. 첫째, 흡연자라면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위험인자로, 금연을 하면 폐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고, 급성악화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혼자서 금연이 힘들다면 병원 금연 클리닉이나 보건소 금연 상담을 이용하여 금연을 도와주는 약물 등을 처방받는 방법이 있다. 둘째,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와 검사를 받아 본인의 현 상태에 맞는 흡입기와 약물을 처방받아야 한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이 급성악화되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폐 기능 저하가 더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다. 주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하고 증상 악화 시에는 즉시 진료받아 치료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 셋째, 감염은 만성폐쇄성폐질환 급성악화의 주된 요인 중 하나이므로, 감염 예방을 위해 독감과 폐렴 예방접종을 정기적으로 맞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들은 면역력이 약해 더 쉽게 감염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이 필수이다. 또한 환절기에는 외출 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생활수칙 항목도 위와 유사하다. 젊을 때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원인 인자 제거가 필수로 젊을 때부터 금연하고,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환기를 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직업적으로 유해한 화학물질이나 먼지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면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 또한 필수적이다. 40세가 넘으면 건강검진에서 흉부 엑스레이검사 등을 확인하여 변화가 있으면 호흡기내과에 내원하여 필요한 검사들을 추가로 진행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폐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젊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유산소운동과 호흡운동을 실시해 폐활량을 늘리면 폐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은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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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주기적 유산소 운동’ 폐 기능 유지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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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호르몬 활용해 ‘가임력 보존’ 가능
- [현대건강신문] 호르몬은 새 깃털의 1000만분의 1인 나노그램 단위로 우리 몸에 작용하는 물질이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월경 △임신 △수유 △골밀도 △심혈관 건강 등 여성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섬세한 조절을 통해 조화로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여성호르몬. 그 종류와 대표적인 치료 사례들을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호르몬 분비의 총괄 책임자는 뇌이다. 뇌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중요한 조절 중추인 뇌하수체에서는 난포의 성장과 배란 등 난소 기능을 담당하는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그리고 임신과 출산 시 모유 분비와 월경주기 조절에 영향을 주는 일명 프로락틴으로 불리는 유즙분비호르몬을 분비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호르몬들은 난소에 작용하여 여성호르몬의 대표주자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도록 한다. 에스트로겐은 자궁내막을 증식시켜 임신을 준비할 뿐 아니라 심혈관 건강과 골밀도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내막의 증식을 억제하고 자궁근육의 수축을 방지함으로써 임신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또한,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신진대사의 균형을 위해 중요하고 특히 여성의 안정적인 임신과 출산을 위해 필수적이다.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으로 호르몬 균형이 무너지면 월경불순이 생길 수 있다.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치료는 주로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실시된다. 치료의 목적은 △갱년기 증상 관리 △난임 치료 △월경불순 개선 △피임 등으로 다양하다. 목적에 따라 △먹는 약 △바르는 약 △질정 △주사 △패치 등 치료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거나 과도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갱년기 나이가 되면 인체 내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며, 그 결과 폐경기 여성 10명 중 9명은 안면홍조, 식은땀, 수면장애 등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 받는다. 질건조증 및 방광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호르몬 대체요법은 이러한 증상들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을 겪은 여성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쉬우므로 이 같은 치료가 필수적이다. 한편,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자궁내막의 성장을 촉진하여 자궁내막암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용량과 종류의 프로게스테론 병용 투여가 필요하다. 대략 1년에 한 번 유방·난소·자궁검사 및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병행한다면, 지속적인 여성호르몬 치료로 인한 암 발병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골반강 등 자궁 밖 여러 다른 부위에 부착해서 증식하는 것으로, 커지게 되면 난소 등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 10명 중 1명, 난임 여성에서는 10명 중 3-5명에서 진단될 정도로 흔하다. 갑작스러운 월경통으로 내원하여 우연히 진단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과거 자궁내막증은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했으나, 최근 프로게스틴의 발달로 호르몬 치료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자궁내막증은 난소기능 저하 및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 또는 배아동결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저출산 시대의 난임 문제, 암환자 장기생존 이슈 등이 대두되면서 호르몬 치료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가임기여성 암환자들에게 있어서 여성호르몬 치료는 임신과 출산 가능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항암치료와 재발을 막는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동안 임신을 포기해야 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미혼여성은 난자동결, 기혼여성은 배아동결을 통해 적극적으로 가임력 보존을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 과배란유도 단계에서 여성호르몬제가 사용되며, 레트로졸 등 여성호르몬의 비정상적 상승을 억제하는 호르몬제를 병용하여 난자·배아동결 과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드물긴 하지만 초기 자궁내막암 여성이 자궁절제 대신 성공적인 항암호르몬 치료 후 시험관아기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예도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으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임신과 출산 계획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호르몬치료는 여성건강 회복과 유지에 매우 유용하지만, 극소량만으로도 부정출혈이나 혈전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호르몬제를 비타민과 같은 건강보조제나 기능성제제 정도로 생각하여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무월경, 자궁내막증, 갱년기 증상 등 여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산부인과 전문의, 가능하면 부인과내분비를 전공하신 선생님과 상담하여 본인의 상황에 최적화된 호르몬 치료 계획을 세우고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데 바람직한 생활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평소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한다면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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