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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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동료인가’를 다시 묻다...자립생활운동의 새로운 전환점
    [현대건강신문]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의 핵심 기둥 중 하나는 동료지원(Peer Support)이다. 동료지원은 장애인 당사자가 또 다른 장애인을 지지하고, 권익을 옹호하며, 삶의 주체로서 설 수 있도록 돕는 관계를 의미한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자립생활운동은 미국에서 비롯된 시민권 운동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정치적 동료지원 개념을 충실히 계승해 왔다. 이는 장애인 내부의 불평등 구조를 해체하고, 권한 부여(empowerment)를 통해 억압과 배제의 역사에 도전하려는 시도였다. 그 과정에서 ‘동료’란 곧 장애 정체성을 공유한 정치적 주체를 의미했다. 따라서 동료지원은 단순한 정서적 지지가 아닌, 정치적 동력과 자기결정권, 권리의식 고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논리적 표현력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설득, 사회적 관계 형성 능력, 리더십과 친화력이 그 필수 조건으로 간주되었다.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한 많은 중증 지체장애인들이 이 기준을 중심으로 동료가 되었고,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동료를 지원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중대한 질문 앞에 서 있다. “모든 장애인이 이런 ‘동료’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하는가?” 최근 들어 뇌성마비, 발달장애, 정신장애인들과 함께하는 현장에서는 기존의 동료지원 개념이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기표현이 어려운 장애인들, 말보다는 감정이나 행동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들에게 있어 ‘정치적 리더십’이나 ‘논리적 설득력’은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러나 이들도 마찬가지로 지역사회 안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리고 이 존엄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제 동료지원의 개념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제안하는 새로운 동료지원 개념은, 장애 정체성에 기반한 ‘정치적 동료’에서, 상호의존(Interdependence)과 사람중심실천(Person-Centered Practice)에 기반한 ‘생활 속의 동료’로의 전환이다. 여기서 동료란 더 이상 ‘장애 정체성을 공유하고 표현력이 뛰어난 정치적 주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친구, 가족, 이웃, 그리고 장애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수용하는 존재들 역시 동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개념의 수정이 아니다. 자립생활센터가 앞으로 생존하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진화다. 이를 위해 센터는 장애 유형이나 표현력, 정치성에 관계없이 모든 장애인을 중심에 두고, 그 주변의 ‘지원 서클(support circle)’을 조직해야 한다. 이 서클은 기존의 활동가뿐 아니라, 일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변인들까지 포함하며, 이들을 위한 교육과 훈련, 관계 맺기 프로그램이 함께 구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확장된 동료지원은, 지금까지 동료지원에서 배제되었던 수많은 장애인들을 자립생활의 주체로 세우는 길이다. 자기표현이 어렵고, 조직적 활동이나 정치적 대응이 힘든 이들도, 삶의 방식과 속도에 맞게 자기결정권을 실현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자립생활센터가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한 구조 조정이나 양적 팽창이 아닌, 동료지원의 본질적 재정 의와 확장, 그리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제는 ‘누가 동료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고, 그 답을 통해 새로운 자립생활운동의 길을 열어가야 할 때다. [한국자립생활연구소 안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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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8
  •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된 폭염 속 건강관리
    [현대건강신문] 작년 여름 40도에 육박했던 폭염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5월부터 시작된 더위는 더욱 길어져 11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최고 기온 또한 작년과 비슷한 40도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과 열대야 속 어떻게 하면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을 잘 지켜낼 수 있을지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와 자세히 알아본다. 한여름 불볕더위에 어지럽고 기운이 빠지며 땀까지 비 오듯 흐른다면 흔히 ‘더위 먹었다’고 말한다. ‘더위 먹었다’는 말은 더위로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병이 생겼다는 의미다. 현대의학에서는 일사병, 열사병처럼 장시간 햇볕 노출로 혈액과 체액이 손실되어 발생하는 증상을 말한다. 하지만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현대사회에서 실제 열사병이나 일사병은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요즘 말하는 ‘더위를 먹은 듯한 증상’ 즉 피로감, 식욕 저하, 어지러움, 불면, 식은땀은 신체의 자율신경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며 내분비계, 심혈관 호흡, 소화, 비뇨기 및 생식기관까지 모두 영향을 끼친다. 체온, 소화, 심장박동, 혈압, 땀 분비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조절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체온 조절이 어렵고, 식욕 저하,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이를 자율신경 실조증이라 부른다. 특히 스트레스와 과로에 민감한 자율신경 특성상, 평소 피로가 누적된 사람이나 고령층에게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더위 먹음’도 자율신경이 담당하는 체온과 땀 조절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자율신경 실조증을 ‘음양기혈(陰陽氣血)’의 불균형으로 본다. 치료는 넘치고 부족함을 찾아내어 무너진 균형을 회복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기가 허한 사람에겐 기를 보충하고, 혈이 부족한 사람에겐 혈을 보충하는 식이다. 증상과 개인에 따라 달리 처방하여 몸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항상성을 회복하게끔 돕는다. 식은땀, 소화불량, 어지러움 등 어느 한 부위만이 아닌 전신 증상이기 때문에 한의학의 체질 중심 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때 조선시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 등장하는 한약 생맥산이 많이 쓰인다. 생맥산(生脈散)은 심장의 열을 내리고 폐를 윤택하게 해주는 여름철 대표 한약으로,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달여 만든다. 기운을 북돋고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여름 더위를 몰아내고 기를 북돋는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하는 제호탕(醍醐湯)도 자주 처방된다. 민간요법으로는 매실, 쑥, 익모초 등이 있다. 오매(매실)는 한의학적으로 갈증을 멈추고 열독을 풀어주며 소화를 도와 식욕을 증진시키며, 쑥(애엽)은 설사와 복통을 멎게 하고 익모초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일반 백성들이 더위를 이기기 위하여 즐겨 복용하기도 했다.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자율신경 실조증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제 흔한 질환이 됐다. 더위를 먹었다고 찬 음료나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지 말고 지나치게 에어컨을 쐬지 않도록 한다. 더위를 먹었을 때는 무리하게 운동하지 않도록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수건에 찬물을 적셔 목과 겨드랑이, 얼굴을 닦아 몸의 열을 내리도록 한다. 더위를 먹으면 수분 부족과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기 때문에 물, 이온 음료, 스포츠 포도당 섭취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서 찾아볼 수 있고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열을 내리는 음식이나 과일로는 참외, 배, 수박, 검정콩, 다래, 배추, 고사리 등이 있다. 다만 균형 있는 영양 공급을 위하여 음식은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하나의 음식만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자율신경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내와 외부의 기온차를 지나치게 하지 말고, 평소 물을 많이 마시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가지도록 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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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8
  • “여름이면 심한 요실금 숨기지 말고 치료하세요”
    [현대건강신문] 무더운 여름철, 환자는 줄지만 발생하면 더 힘든 질병이 있다. 바로 요실금이다. 여름철에는 땀과 소변이 섞이면서 냄새가 심해지고, 습한 속옷으로 인해 피부 질환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령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 여성부터 비만이나 변비를 겪는 젊은 여성까지 환자층이 넓어지고 있는 요실금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최정혁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요실금은 단순한 노화 현상은 아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임신과 출산으로, 이 과정에서 방광과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저근이 손상되면, 방광의 위치가 변하고 요도 괄약근 기능도 약화되어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일수록 요실금 발생 위험은 더 높아진다. 출산 직후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더라도,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출산 후 5년 이내에 90% 이상이 다시 요실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왕절개가 요실금을 예방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질식 분만에 비해 발생률이 다소 낮을 뿐, 큰 차이는 없다. 임신과 출산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요실금은 40대 이후 여성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3년 요실금으로 진료받은 환자 135,024명 중 50세 이상 여성 환자는 99,699명으로 73.8%에 달했다. 요실금은 복압성, 절박성, 범람성, 복합 요실금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 근육이 약해지며 방광과 요도로 힘이 가해질 때 이를 견디지 못하고 소변이 새는 경우, △절박성은 방광이 예민하여 소변이 마려울 때 이를 참지 못하는 경우, △범람성은 요실금 소변 배출이 어려워서 방광 안에 가득찬 소변이 흘러넘치는 상황, △복합 요실금은 두가지 이상의 요실금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요실금을 부끄러운 질환으로 숨기기보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위생 관리가 어려워지는 만큼, 요실금 증상이 있다면 조기 진료과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요실금 치료는 세가지로 나뉜다. 첫째 증상에 영향을 끼치는 생활습관 교정과 케겔 운동 등 생활관리, 둘째, 약물 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 셋째, 요도 중간 부위에 슬링을 걸어 지지대를 만드는 슬링수술 등 수술적 치료다. 생활습관 교정과 비수술 치료로 증상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요실금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은 골반저근 운동, 일명 ‘케겔운동’이다. 꾸준히 6개월 이상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병원에서는 바이오피드백 및 블루투스를 이용한 개인 훈련기기를 이용해 보다 정확한 운동을 유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저주파 자극 기기를 통한 물리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요실금 예방을 위해서는 과체중을 피하고, 탄산음료·카페인 섭취를 줄이며, 변비를 예방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과 변비는 요실금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 위험요소다. 복부에 쌓인 지방은 복압을 높여 방광과 요도에 압력을 가하고, 변비는 직장 팽창으로 인한 방광 자극을 유발해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든다. 의학적으로 방광과 직장은 인접한 장기로, 기능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최정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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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5
  • 건강 위해 시작한 러닝, 건강 해칠 수 있어
    [현대건강신문] 걷기와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족’이 급증하면서 러닝은 국민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국내 러닝 인구는 2022년 기준 약 883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국민의 약 17%에 해당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러닝이지만, 준비 없이 시작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다. 러닝과 관련해 흔히 발목이나 무릎 부상에 대한 경각심은 높지만, 고관절 또한 반복된 충격으로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고관절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적어 조용히 무너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러닝의 즐거움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아닌 ‘러너스 다이(Runner’s Die)’로 전락할 수 있다. 실제로 장거리 러닝을 즐기던 러너가 고관절 점액낭염 진단을 받고 장기간 운동을 중단하거나, 무리한 러닝으로 인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진행돼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제는 ‘운동도 처방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고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전 점검과 올바른 러닝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가 말하는 러닝 후 발생할 수 있는 고관절 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러닝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반복적인 충격과 잘못된 자세는 관절에 예상보다 큰 부담을 준다. 대부분 발목이나 무릎 부상에만 주목하지만, 신체 중심에서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고 체중을 지탱하는 고관절 역시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러닝 시 고관절에는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하중이 전해지고, 이 충격이 누적되면 염증, 연골 손상, 골절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골반과 주변 근육의 불균형, 다리 길이 차이, 잘못된 착지 습관은 고관절에 비정상적인 압력을 가해 부상 가능성을 높인다. 문제는 고관절이 ‘조용한 부상’의 부위라는 점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깊은 구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손상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허리나 엉덩이 통증으로 착각하기 쉽고, 자각 증상도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을 방치하면 미세한 염증이 점차 진행되어 연골이 닳고, 심하면 뼈에 괴사가 생기기도 한다. 고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하거나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러닝 중 이상 징후가 느껴질 경우 빠른 진단과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러너들이 주의해야 할 대표 고관절 질환 3가지 러닝으로 인한 고관절 부상 중 가장 흔한 질환은 고관절 점액낭염이다. 주로 엉덩이 바깥쪽에 위치한 점액낭이 반복적인 마찰과 압박으로 염증을 일으키며, 계단 오르기나 옆으로 누울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 다른 질환은 고관절 스트레스 골절로, 과도한 주행 거리나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에 따라 뼈에 미세한 금이 가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처럼 느껴져 방치하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계속 달릴 경우 골절이 진행될 수 있다. 더 심각한 경우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고관절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운동 시 사타구니 깊은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며, 진행되면 보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고관절 질환의 치료는 대부분 초기에는 보존적 방법으로 접근한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휴식을 병행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관절의 부담을 줄인다. 점액낭염이나 스트레스 골절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MRI, CT 등 영상진단을 통한 정밀 평가와 함께 스테로이드 주사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처럼 구조적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를 좌우하므로, 고관절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러닝 중 고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계속해도 되는지, 휴식을 취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보통 통증의 위치, 강도, 지속 시간에 따라 운동 여부를 구분할 수 있지만 해당 부분은 전문의의 판단을 들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기지만 휴식하면 사라지는 경우라면,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 강도 조절로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점차 심해지거나, 운동을 하지 않아도 통증이 지속되며, 일상생활까지 불편하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관절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양쪽 고관절 통증이 아니라 한쪽에 국한되어 반복된다면 더 심각한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기 진단과 함께 일시적인 운동 중단은 부상을 막고 운동을 오래 즐길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된다. 러너스 다이를 피하는 올바른 러닝 습관 고관절 부상은 대부분 잘못된 러닝 습관에서 시작된다. 무리한 주행 거리, 갑작스러운 강도 증가, 잘못된 자세, 불균형한 근육 상태는 고관절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며 손상의 원인이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 개인 체력에 맞는 운동 강도 조절 등 본인에게 맞는 운동 계획과 실행이 중요하다. 또한 러닝 전에는 고관절 주변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키고, 러닝 후에는 냉찜질과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신발 선택도 중요한 요소다. 충격 흡수가 잘 되는 쿠션화를 사용하고, 노면이 고르지 않거나 경사가 심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러닝 중 고관절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리하게 달리지 말고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반복되는 통증이나 불편함은 단순 근육통이 아닌 고관절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러너스 하이’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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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04
  • “가족력 없어도 안심 금물… 유방암은 조기 진단이 핵심”
    [현대건강신문] 여성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은, 가족력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던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어 누구나 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5% 이상이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한 질병입니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외과 천종호 교수가 유방암의 △발생 원인 △자가 검진법 △예방 방법을 설명합니다. 통증이나 눈에 띄는 증상 없이 갑자기 진단되는 유방암. 여성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질병이 아닙니다. 유방암은 가족력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던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5% 이상이며, 국내 유방암 환자의 치료 성적은 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유방암, 알면 꼭 예방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자주 겪게 되는 질병 중 하나로, 조기 발견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유방암에 대해 잘못된 정보나 오해를 가지고 있어 불필요한 두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방암의 발생 원리와 전이 과정, 그리고 예방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려 합니다. 유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우리는 흔히 ‘유방’ 하면 단순히 여성의 가슴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유방은 단순히 여성의 가슴 부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직으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기관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선 조직입니다. 유선에서는 유즙이 생산되며, 유관을 통해 유두로 배출됩니다. 유관은 동글동글하게 구름처럼 생긴 구조로, 유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인 유관 내 벽의 세포들이 잘 정돈되어 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세포들이 비정상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유방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은 어떻게 발생할까? 정상적인 유관을 들여다보면 세포들은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방암이 발생하면 세포들이 찌그러지거나 무질서하게 자라게 됩니다. 만약 변형된 세포들이 비정형 단계를 거쳐 암세포로 변한 뒤 유관 내에만 국한되어 있다면, 이를 관상피내암 혹은 0기 유방암이라고 부릅니다. 암세포가 유관을 뚫고 주변 조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침윤성 관암이 되며,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방암 1기, 2기, 3기에 해당합니다. 이때부터는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유방암의 전이 과정 유방암은 주변 조직을 침범하며 성장하고, 특히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림프절은 체내 여러 부위에 분포하는데, 암세포는 이 경로를 통해 다른 부위로 퍼질 수 있습니다. 만약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된다면 암이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병기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되더라도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생존율이 크게 낮아지므로,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반드시 중요합니다.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이유 최근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생활 습관의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많은 자녀를 낳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을 하지 않거나 자녀 수가 적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출산 경험이 적고 모유 수유를 하지 않으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지므로, 이러한 변화는 유방암 발생률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비만도 중요한 위험 요소입니다. 비만은 여성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는 ‘아로마타제’라는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켜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비만할수록 체내 호르몬 자극이 강해져 유방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셋째,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과도한 음주 등도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폐경 전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데, 특히 40~50대에서 많이 나타나며 최근에는 이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어떤 나이에 잘 생기나요? 유방암은 나이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국내에서는 특히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이 시기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이 중요합니다. 또한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 예를 들어 어머니나 자매가 유방암을 앓은 적이 있다면 그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더 이른 나이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5~10%에 불과하므로,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 중에서도 드물지만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연령대는 상대적으로 유방암 발생 확률이 낮지만, 자가 검진을 통해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방 피부에 이상이 있다면 바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방암의 예방과 치료 유방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입니다.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유방 검진과 자가 검진이 필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유방암에 걸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유방암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30대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에서는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시행해야 하고, 35세 이상은 2년마다 의사의 임상진찰, 40세 이상 여성은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통한 검진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높은 질환이며, 특히 조기에 발견될 경우 높은 확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항호르몬 치료 등이 있으며, 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유방암은 더 이상 ‘두려운 병’이 아닙니다. 조기 발견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을 잘 관찰하고,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입니다. 걱정보다는 관심과 실천이 우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외과 천종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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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9
  • 대부분 아무 증상 없는 전립선암
    [현대건강신문] 전립선은 남성만 가지고 있는 장기로, 위치는 방광 아래 골반 깊숙히 위치해 있다. 전립선의 첫 번째 기능은 소변이 방광에서 요도를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데, 그중 전립선 요도의 일부를 구성해서 소변이 흘러가는 길을 만들게 된다. 두 번째 기능은 정자의 영양을 공급하고 보호하기 위한 정액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전립선암이 진단된 환자를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면 거의 공통적으로 아무 증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전립선암을 진단받고도 믿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또한 전립선 비대증 증상과 거의 비슷해, 전립선 비대증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이 되는 환자도 많다. 그 중 배뇨 증상이 주 증상이라 할 수 있는데,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본 후에도 남아 있듯한 잔뇨감, 처음에 소변보는게 되게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러한 소변증상과 관련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립선암의 초기 진단을 위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차 의료 기관이나 개인병원에서 PSA 혈액 검사 수치가 높게 나올 경우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예전에는 바로 조직 검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조직 검사는 바늘로 찌르기 때문에 불편감과 통증을 동반했었다. 또한 PSA 수치가 높다 하여 모두 전립선암은 아니므로 실제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MRI 검사가 조직 검사 여부를 결정 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MRI 영상은 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먼저 확인한 후, 의심되는 부위를 타겟 조직 검사를 하기 때문에,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MRI 검사를 통해서 최대 90%까지 조직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조직 검사의 정확도를 최대 50%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다. 전립선암은 수술을 포함한 근치적 치료법과 약물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전이되지 않고 전립선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완치를 목표로 하는 수술을 중심으로 한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반면 전립선에서 벗어나서 암 조직이 타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치료 방법의 선택은 전립선암의 치료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다. 필자가 진행했던 대규모 분석 연구로, 전이가 없는 전립선암 환자들에게서 수술 치료와 약물 치료에 생존율을 비교했는데, 그 결과 모든 연령층에서 수술적 치료가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7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사망위험을 명확하게 감소시키는 점을 확인하였다. 전립선암의 수술적 치료는 전립선과 정낭을 한 번에 완전히 적출하는 과정이다. 전립선 암 조직을 잘 제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립선암 후 부작용 또는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남겨야 될 구조물 보존해야 될 구조물을 잘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립선암 수술 중 가장 힘든 합병증이 요실금이다. 관약 조직이 요도를 꽉 잡아줘야 하는데, 이 조직이 전립선과 붙어있으므로 전립선 제거 시 최대한 보존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요실금이란 합병증을 최소화한 섬세한 수술을 위해 로봇 수술도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전립선암 전이가 있는 환자는 약물 치료를 한다.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이 암 조직을 자극하여 성장시키고 진행시키는 암이다. 그래서 전립선암 약물 치료의 주 작용 메커니즘은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여 암조직의 성장과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립선암 약물 치료에 거의 대부분은 이러한 남성 호르몬 차단을 중심으로 하며 각 약물은 작용 기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암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전립선암 성장과 진행을 억제하고 관리하는 목적으로 치료를 한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와 루테시움 같은 방사선 동의 원소 치료가 새로운 치료의 가능성을 열고 분명히 효과가 있다는 증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신 치료법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치료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하유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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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2025-05-20

실시간 칼럼 기사

  • ‘누가 동료인가’를 다시 묻다...자립생활운동의 새로운 전환점
    [현대건강신문]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의 핵심 기둥 중 하나는 동료지원(Peer Support)이다. 동료지원은 장애인 당사자가 또 다른 장애인을 지지하고, 권익을 옹호하며, 삶의 주체로서 설 수 있도록 돕는 관계를 의미한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자립생활운동은 미국에서 비롯된 시민권 운동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정치적 동료지원 개념을 충실히 계승해 왔다. 이는 장애인 내부의 불평등 구조를 해체하고, 권한 부여(empowerment)를 통해 억압과 배제의 역사에 도전하려는 시도였다. 그 과정에서 ‘동료’란 곧 장애 정체성을 공유한 정치적 주체를 의미했다. 따라서 동료지원은 단순한 정서적 지지가 아닌, 정치적 동력과 자기결정권, 권리의식 고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논리적 표현력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설득, 사회적 관계 형성 능력, 리더십과 친화력이 그 필수 조건으로 간주되었다.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한 많은 중증 지체장애인들이 이 기준을 중심으로 동료가 되었고,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동료를 지원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중대한 질문 앞에 서 있다. “모든 장애인이 이런 ‘동료’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하는가?” 최근 들어 뇌성마비, 발달장애, 정신장애인들과 함께하는 현장에서는 기존의 동료지원 개념이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기표현이 어려운 장애인들, 말보다는 감정이나 행동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들에게 있어 ‘정치적 리더십’이나 ‘논리적 설득력’은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러나 이들도 마찬가지로 지역사회 안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리고 이 존엄한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제 동료지원의 개념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제안하는 새로운 동료지원 개념은, 장애 정체성에 기반한 ‘정치적 동료’에서, 상호의존(Interdependence)과 사람중심실천(Person-Centered Practice)에 기반한 ‘생활 속의 동료’로의 전환이다. 여기서 동료란 더 이상 ‘장애 정체성을 공유하고 표현력이 뛰어난 정치적 주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친구, 가족, 이웃, 그리고 장애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수용하는 존재들 역시 동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개념의 수정이 아니다. 자립생활센터가 앞으로 생존하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진화다. 이를 위해 센터는 장애 유형이나 표현력, 정치성에 관계없이 모든 장애인을 중심에 두고, 그 주변의 ‘지원 서클(support circle)’을 조직해야 한다. 이 서클은 기존의 활동가뿐 아니라, 일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변인들까지 포함하며, 이들을 위한 교육과 훈련, 관계 맺기 프로그램이 함께 구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확장된 동료지원은, 지금까지 동료지원에서 배제되었던 수많은 장애인들을 자립생활의 주체로 세우는 길이다. 자기표현이 어렵고, 조직적 활동이나 정치적 대응이 힘든 이들도, 삶의 방식과 속도에 맞게 자기결정권을 실현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자립생활센터가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한 구조 조정이나 양적 팽창이 아닌, 동료지원의 본질적 재정 의와 확장, 그리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제는 ‘누가 동료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고, 그 답을 통해 새로운 자립생활운동의 길을 열어가야 할 때다. [한국자립생활연구소 안형진]
    • 건강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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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8
  •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된 폭염 속 건강관리
    [현대건강신문] 작년 여름 40도에 육박했던 폭염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5월부터 시작된 더위는 더욱 길어져 11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최고 기온 또한 작년과 비슷한 40도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과 열대야 속 어떻게 하면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을 잘 지켜낼 수 있을지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와 자세히 알아본다. 한여름 불볕더위에 어지럽고 기운이 빠지며 땀까지 비 오듯 흐른다면 흔히 ‘더위 먹었다’고 말한다. ‘더위 먹었다’는 말은 더위로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병이 생겼다는 의미다. 현대의학에서는 일사병, 열사병처럼 장시간 햇볕 노출로 혈액과 체액이 손실되어 발생하는 증상을 말한다. 하지만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현대사회에서 실제 열사병이나 일사병은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요즘 말하는 ‘더위를 먹은 듯한 증상’ 즉 피로감, 식욕 저하, 어지러움, 불면, 식은땀은 신체의 자율신경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며 내분비계, 심혈관 호흡, 소화, 비뇨기 및 생식기관까지 모두 영향을 끼친다. 체온, 소화, 심장박동, 혈압, 땀 분비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조절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체온 조절이 어렵고, 식욕 저하,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이를 자율신경 실조증이라 부른다. 특히 스트레스와 과로에 민감한 자율신경 특성상, 평소 피로가 누적된 사람이나 고령층에게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더위 먹음’도 자율신경이 담당하는 체온과 땀 조절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자율신경 실조증을 ‘음양기혈(陰陽氣血)’의 불균형으로 본다. 치료는 넘치고 부족함을 찾아내어 무너진 균형을 회복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기가 허한 사람에겐 기를 보충하고, 혈이 부족한 사람에겐 혈을 보충하는 식이다. 증상과 개인에 따라 달리 처방하여 몸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항상성을 회복하게끔 돕는다. 식은땀, 소화불량, 어지러움 등 어느 한 부위만이 아닌 전신 증상이기 때문에 한의학의 체질 중심 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때 조선시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 등장하는 한약 생맥산이 많이 쓰인다. 생맥산(生脈散)은 심장의 열을 내리고 폐를 윤택하게 해주는 여름철 대표 한약으로,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달여 만든다. 기운을 북돋고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여름 더위를 몰아내고 기를 북돋는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하는 제호탕(醍醐湯)도 자주 처방된다. 민간요법으로는 매실, 쑥, 익모초 등이 있다. 오매(매실)는 한의학적으로 갈증을 멈추고 열독을 풀어주며 소화를 도와 식욕을 증진시키며, 쑥(애엽)은 설사와 복통을 멎게 하고 익모초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일반 백성들이 더위를 이기기 위하여 즐겨 복용하기도 했다.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자율신경 실조증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제 흔한 질환이 됐다. 더위를 먹었다고 찬 음료나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지 말고 지나치게 에어컨을 쐬지 않도록 한다. 더위를 먹었을 때는 무리하게 운동하지 않도록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수건에 찬물을 적셔 목과 겨드랑이, 얼굴을 닦아 몸의 열을 내리도록 한다. 더위를 먹으면 수분 부족과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기 때문에 물, 이온 음료, 스포츠 포도당 섭취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서 찾아볼 수 있고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열을 내리는 음식이나 과일로는 참외, 배, 수박, 검정콩, 다래, 배추, 고사리 등이 있다. 다만 균형 있는 영양 공급을 위하여 음식은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하나의 음식만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자율신경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내와 외부의 기온차를 지나치게 하지 말고, 평소 물을 많이 마시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가지도록 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
    • 건강생각
    • 칼럼
    2025-07-08
  • “여름이면 심한 요실금 숨기지 말고 치료하세요”
    [현대건강신문] 무더운 여름철, 환자는 줄지만 발생하면 더 힘든 질병이 있다. 바로 요실금이다. 여름철에는 땀과 소변이 섞이면서 냄새가 심해지고, 습한 속옷으로 인해 피부 질환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령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 여성부터 비만이나 변비를 겪는 젊은 여성까지 환자층이 넓어지고 있는 요실금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최정혁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요실금은 단순한 노화 현상은 아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임신과 출산으로, 이 과정에서 방광과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저근이 손상되면, 방광의 위치가 변하고 요도 괄약근 기능도 약화되어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일수록 요실금 발생 위험은 더 높아진다. 출산 직후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더라도,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출산 후 5년 이내에 90% 이상이 다시 요실금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왕절개가 요실금을 예방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질식 분만에 비해 발생률이 다소 낮을 뿐, 큰 차이는 없다. 임신과 출산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요실금은 40대 이후 여성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3년 요실금으로 진료받은 환자 135,024명 중 50세 이상 여성 환자는 99,699명으로 73.8%에 달했다. 요실금은 복압성, 절박성, 범람성, 복합 요실금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 근육이 약해지며 방광과 요도로 힘이 가해질 때 이를 견디지 못하고 소변이 새는 경우, △절박성은 방광이 예민하여 소변이 마려울 때 이를 참지 못하는 경우, △범람성은 요실금 소변 배출이 어려워서 방광 안에 가득찬 소변이 흘러넘치는 상황, △복합 요실금은 두가지 이상의 요실금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요실금을 부끄러운 질환으로 숨기기보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위생 관리가 어려워지는 만큼, 요실금 증상이 있다면 조기 진료과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요실금 치료는 세가지로 나뉜다. 첫째 증상에 영향을 끼치는 생활습관 교정과 케겔 운동 등 생활관리, 둘째, 약물 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 셋째, 요도 중간 부위에 슬링을 걸어 지지대를 만드는 슬링수술 등 수술적 치료다. 생활습관 교정과 비수술 치료로 증상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요실금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은 골반저근 운동, 일명 ‘케겔운동’이다. 꾸준히 6개월 이상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병원에서는 바이오피드백 및 블루투스를 이용한 개인 훈련기기를 이용해 보다 정확한 운동을 유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저주파 자극 기기를 통한 물리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요실금 예방을 위해서는 과체중을 피하고, 탄산음료·카페인 섭취를 줄이며, 변비를 예방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만과 변비는 요실금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 위험요소다. 복부에 쌓인 지방은 복압을 높여 방광과 요도에 압력을 가하고, 변비는 직장 팽창으로 인한 방광 자극을 유발해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든다. 의학적으로 방광과 직장은 인접한 장기로, 기능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최정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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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2025-06-25
  • 건강 위해 시작한 러닝, 건강 해칠 수 있어
    [현대건강신문] 걷기와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족’이 급증하면서 러닝은 국민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국내 러닝 인구는 2022년 기준 약 883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국민의 약 17%에 해당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러닝이지만, 준비 없이 시작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다. 러닝과 관련해 흔히 발목이나 무릎 부상에 대한 경각심은 높지만, 고관절 또한 반복된 충격으로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고관절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적어 조용히 무너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러닝의 즐거움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아닌 ‘러너스 다이(Runner’s Die)’로 전락할 수 있다. 실제로 장거리 러닝을 즐기던 러너가 고관절 점액낭염 진단을 받고 장기간 운동을 중단하거나, 무리한 러닝으로 인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진행돼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은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제는 ‘운동도 처방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고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전 점검과 올바른 러닝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가 말하는 러닝 후 발생할 수 있는 고관절 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러닝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반복적인 충격과 잘못된 자세는 관절에 예상보다 큰 부담을 준다. 대부분 발목이나 무릎 부상에만 주목하지만, 신체 중심에서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고 체중을 지탱하는 고관절 역시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러닝 시 고관절에는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하중이 전해지고, 이 충격이 누적되면 염증, 연골 손상, 골절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골반과 주변 근육의 불균형, 다리 길이 차이, 잘못된 착지 습관은 고관절에 비정상적인 압력을 가해 부상 가능성을 높인다. 문제는 고관절이 ‘조용한 부상’의 부위라는 점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깊은 구조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손상이 발생해도 초기에는 허리나 엉덩이 통증으로 착각하기 쉽고, 자각 증상도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을 방치하면 미세한 염증이 점차 진행되어 연골이 닳고, 심하면 뼈에 괴사가 생기기도 한다. 고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하거나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러닝 중 이상 징후가 느껴질 경우 빠른 진단과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러너들이 주의해야 할 대표 고관절 질환 3가지 러닝으로 인한 고관절 부상 중 가장 흔한 질환은 고관절 점액낭염이다. 주로 엉덩이 바깥쪽에 위치한 점액낭이 반복적인 마찰과 압박으로 염증을 일으키며, 계단 오르기나 옆으로 누울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 다른 질환은 고관절 스트레스 골절로, 과도한 주행 거리나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에 따라 뼈에 미세한 금이 가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처럼 느껴져 방치하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계속 달릴 경우 골절이 진행될 수 있다. 더 심각한 경우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고관절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운동 시 사타구니 깊은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며, 진행되면 보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고관절 질환의 치료는 대부분 초기에는 보존적 방법으로 접근한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휴식을 병행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관절의 부담을 줄인다. 점액낭염이나 스트레스 골절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MRI, CT 등 영상진단을 통한 정밀 평가와 함께 스테로이드 주사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처럼 구조적 손상이 진행된 경우에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를 좌우하므로, 고관절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러닝 중 고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계속해도 되는지, 휴식을 취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보통 통증의 위치, 강도, 지속 시간에 따라 운동 여부를 구분할 수 있지만 해당 부분은 전문의의 판단을 들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기지만 휴식하면 사라지는 경우라면,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 강도 조절로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점차 심해지거나, 운동을 하지 않아도 통증이 지속되며, 일상생활까지 불편하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관절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양쪽 고관절 통증이 아니라 한쪽에 국한되어 반복된다면 더 심각한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기 진단과 함께 일시적인 운동 중단은 부상을 막고 운동을 오래 즐길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된다. 러너스 다이를 피하는 올바른 러닝 습관 고관절 부상은 대부분 잘못된 러닝 습관에서 시작된다. 무리한 주행 거리, 갑작스러운 강도 증가, 잘못된 자세, 불균형한 근육 상태는 고관절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며 손상의 원인이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 개인 체력에 맞는 운동 강도 조절 등 본인에게 맞는 운동 계획과 실행이 중요하다. 또한 러닝 전에는 고관절 주변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키고, 러닝 후에는 냉찜질과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신발 선택도 중요한 요소다. 충격 흡수가 잘 되는 쿠션화를 사용하고, 노면이 고르지 않거나 경사가 심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러닝 중 고관절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리하게 달리지 말고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반복되는 통증이나 불편함은 단순 근육통이 아닌 고관절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러너스 하이’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
    • 건강생각
    • 칼럼
    2025-06-04
  • “가족력 없어도 안심 금물… 유방암은 조기 진단이 핵심”
    [현대건강신문] 여성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은, 가족력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던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어 누구나 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5% 이상이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한 질병입니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외과 천종호 교수가 유방암의 △발생 원인 △자가 검진법 △예방 방법을 설명합니다. 통증이나 눈에 띄는 증상 없이 갑자기 진단되는 유방암. 여성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질병이 아닙니다. 유방암은 가족력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던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5% 이상이며, 국내 유방암 환자의 치료 성적은 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유방암, 알면 꼭 예방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자주 겪게 되는 질병 중 하나로, 조기 발견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유방암에 대해 잘못된 정보나 오해를 가지고 있어 불필요한 두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방암의 발생 원리와 전이 과정, 그리고 예방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려 합니다. 유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우리는 흔히 ‘유방’ 하면 단순히 여성의 가슴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유방은 단순히 여성의 가슴 부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직으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기관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선 조직입니다. 유선에서는 유즙이 생산되며, 유관을 통해 유두로 배출됩니다. 유관은 동글동글하게 구름처럼 생긴 구조로, 유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인 유관 내 벽의 세포들이 잘 정돈되어 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세포들이 비정상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유방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은 어떻게 발생할까? 정상적인 유관을 들여다보면 세포들은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유방암이 발생하면 세포들이 찌그러지거나 무질서하게 자라게 됩니다. 만약 변형된 세포들이 비정형 단계를 거쳐 암세포로 변한 뒤 유관 내에만 국한되어 있다면, 이를 관상피내암 혹은 0기 유방암이라고 부릅니다. 암세포가 유관을 뚫고 주변 조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침윤성 관암이 되며,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방암 1기, 2기, 3기에 해당합니다. 이때부터는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유방암의 전이 과정 유방암은 주변 조직을 침범하며 성장하고, 특히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림프절은 체내 여러 부위에 분포하는데, 암세포는 이 경로를 통해 다른 부위로 퍼질 수 있습니다. 만약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된다면 암이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병기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겨드랑이 림프절로 전이되더라도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생존율이 크게 낮아지므로,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반드시 중요합니다.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이유 최근 유방암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생활 습관의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많은 자녀를 낳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을 하지 않거나 자녀 수가 적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출산 경험이 적고 모유 수유를 하지 않으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지므로, 이러한 변화는 유방암 발생률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비만도 중요한 위험 요소입니다. 비만은 여성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는 ‘아로마타제’라는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켜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비만할수록 체내 호르몬 자극이 강해져 유방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셋째,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과도한 음주 등도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폐경 전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데, 특히 40~50대에서 많이 나타나며 최근에는 이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어떤 나이에 잘 생기나요? 유방암은 나이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국내에서는 특히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이 시기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이 중요합니다. 또한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 예를 들어 어머니나 자매가 유방암을 앓은 적이 있다면 그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더 이른 나이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5~10%에 불과하므로,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 중에서도 드물지만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연령대는 상대적으로 유방암 발생 확률이 낮지만, 자가 검진을 통해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방 피부에 이상이 있다면 바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방암의 예방과 치료 유방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입니다.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유방 검진과 자가 검진이 필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유방암에 걸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유방암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30대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에서는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시행해야 하고, 35세 이상은 2년마다 의사의 임상진찰, 40세 이상 여성은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통한 검진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높은 질환이며, 특히 조기에 발견될 경우 높은 확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항호르몬 치료 등이 있으며, 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유방암은 더 이상 ‘두려운 병’이 아닙니다. 조기 발견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을 잘 관찰하고,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입니다. 걱정보다는 관심과 실천이 우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외과 천종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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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9
  • 대부분 아무 증상 없는 전립선암
    [현대건강신문] 전립선은 남성만 가지고 있는 장기로, 위치는 방광 아래 골반 깊숙히 위치해 있다. 전립선의 첫 번째 기능은 소변이 방광에서 요도를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데, 그중 전립선 요도의 일부를 구성해서 소변이 흘러가는 길을 만들게 된다. 두 번째 기능은 정자의 영양을 공급하고 보호하기 위한 정액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전립선암이 진단된 환자를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면 거의 공통적으로 아무 증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전립선암을 진단받고도 믿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또한 전립선 비대증 증상과 거의 비슷해, 전립선 비대증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이 되는 환자도 많다. 그 중 배뇨 증상이 주 증상이라 할 수 있는데,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본 후에도 남아 있듯한 잔뇨감, 처음에 소변보는게 되게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러한 소변증상과 관련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립선암의 초기 진단을 위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차 의료 기관이나 개인병원에서 PSA 혈액 검사 수치가 높게 나올 경우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예전에는 바로 조직 검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조직 검사는 바늘로 찌르기 때문에 불편감과 통증을 동반했었다. 또한 PSA 수치가 높다 하여 모두 전립선암은 아니므로 실제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MRI 검사가 조직 검사 여부를 결정 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MRI 영상은 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먼저 확인한 후, 의심되는 부위를 타겟 조직 검사를 하기 때문에,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MRI 검사를 통해서 최대 90%까지 조직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조직 검사의 정확도를 최대 50%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다. 전립선암은 수술을 포함한 근치적 치료법과 약물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전이되지 않고 전립선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는 완치를 목표로 하는 수술을 중심으로 한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반면 전립선에서 벗어나서 암 조직이 타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치료 방법의 선택은 전립선암의 치료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다. 필자가 진행했던 대규모 분석 연구로, 전이가 없는 전립선암 환자들에게서 수술 치료와 약물 치료에 생존율을 비교했는데, 그 결과 모든 연령층에서 수술적 치료가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7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사망위험을 명확하게 감소시키는 점을 확인하였다. 전립선암의 수술적 치료는 전립선과 정낭을 한 번에 완전히 적출하는 과정이다. 전립선 암 조직을 잘 제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립선암 후 부작용 또는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남겨야 될 구조물 보존해야 될 구조물을 잘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립선암 수술 중 가장 힘든 합병증이 요실금이다. 관약 조직이 요도를 꽉 잡아줘야 하는데, 이 조직이 전립선과 붙어있으므로 전립선 제거 시 최대한 보존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요실금이란 합병증을 최소화한 섬세한 수술을 위해 로봇 수술도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전립선암 전이가 있는 환자는 약물 치료를 한다.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이 암 조직을 자극하여 성장시키고 진행시키는 암이다. 그래서 전립선암 약물 치료의 주 작용 메커니즘은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여 암조직의 성장과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립선암 약물 치료에 거의 대부분은 이러한 남성 호르몬 차단을 중심으로 하며 각 약물은 작용 기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암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전립선암 성장과 진행을 억제하고 관리하는 목적으로 치료를 한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와 루테시움 같은 방사선 동의 원소 치료가 새로운 치료의 가능성을 열고 분명히 효과가 있다는 증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신 치료법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치료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하유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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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20
  • 비만부터 폐경까지, 수면무호흡증 유발 다양한 원인
    [현대건강신문]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8년 45,067명에서 2023년 153,802명으로 5년간 약 3.4배 증가했다. 특히 30~40대 남성과 50~60대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발생 위험을 3배 △부정맥 발생 위험을 2~4배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4배 증가시키며 이외에도 당뇨나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 성기능장애와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연구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에서도 급성심정지 위험이 최대 7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여러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비만은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상기도를 좁히고, 기도를 지탱하는 근육의 기능을 약화시켜 무호흡을 유발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 수면무호흡증이 더 잘 발생하는데 목과 기도 근육이 감소할 뿐 아니라 목 주위의 지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으로 턱이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 큰 혀나 큰 편도를 가진 사람의 경우에도 상기도의 구조적인 문제로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약 3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외에도 수면 전 음주는 목 근육의 힘을 저하시키고, 흡연은 기도를 자극해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코골이다. 이는 기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공기가 통과하며 주변 구조물이 진동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코골이의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가 많아, 함께 잠을 자는 배우자 등에 의해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따라서 코골이 증상의 유무나 강도만으로 질환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발생하면 환자는 다시 호흡을 회복하기 위해 자다가 깨게 된다. 그러나 본인은 이를 소변이 마려워서 깬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 자다가 자주 깬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밤 사이 자주 깨는 현상은 숙면을 방해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낮 동안 졸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수면 중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경우, 수면 관련 설문지 작성과 함께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는 저녁에 입원하여 조용한 방에서 평소처럼 수면한 뒤, 다음 날 아침에 퇴원하는 방식이다. 검사 시에는 센서를 부착하여 뇌파, 안구운동, 근전도, 심전도, 코골이, 혈압, 호흡, 호흡운동, 혈중 산소포화도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며, CCTV를 통해 수면 중 이상행동 여부도 확인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수면무호흡증의 유무와 중증도를 판단하고, 맞춤형 치료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양압기 치료가 꼽힌다. 양압기는 코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를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기도를 열어주는 장치로, 매 수면 시 사용한다. 순응기간 동안 꾸준히 사용할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며, 이후 3개월마다 처방을 갱신하고 필요에 따라 압력 조절 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또한 상기도 구조의 이상이 명확한 경우에는 이비인후과적 수술을 고려할 수 있으나, 재발 가능성과 부작용 등을 충분히 전문의와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생활습관의 개선 역시 수면무호흡증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체중의 10%만 감량해도 수면무호흡 지수가 약 26%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운동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는 옆으로 자는 자세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장기간 유지할 경우 근골격계에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금연과 금주, 수면제, 안정제를 최소화해서 복용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수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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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19
  • 40~50대 젊은 알츠하이머 환자 늘어
    [현대건강신문]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약 50~70%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65세 이후에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40~5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나타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가벼운 기억력 저하로 시작된다. 이는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hippocampus)가 질병 초기부터 손상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최근에 있었던 일이나 새로 익힌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과거의 기억은 비교적 또렷하게 유지되어 보호자가 치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최근의 일이나 대화 내용을 반복해서 잊는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면,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해마의 주변부 손상이 발생하면서 왼쪽 측두엽 및 두정엽까지 영향을 받게 되면,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증상이 발생한다. 또한 오른쪽 측두엽과 두정엽이 손상이 오게 되면 길을 잃는 증상이 발생한다. 드물게는 왼쪽 측두엽과 두정엽이 먼저 침범해서 말을 더듬고 이해력이 떨어지는 로고페닉 실어증(logophenic aphasia)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 진행돼 전두엽까지 손상되면 성격 변화가 생겨 쉽게 화를 내거나, 부지런하던 사람이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밖에 우울감, 의심 증상, 식욕 변화, 수면 장애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기전은 베타 아밀로이도(beta-amyloid)라는 작은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침착되면서 뇌의 신경세포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전적인 요인과 함께 심혈관 질환, 당뇨병, 고혈압이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고 여성, 저학력, 우울증, 두부 손상 병력, 청력 저하도 유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으나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진단은 보호자를 통한 정확한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사, 인지 기능 검사 등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전문의가 병의 양상을 확인한 후 일상생활 기능 검사, 혈액검사 등을 실시하고, MRI, CT 등의 뇌 영상 검사를 통해 뇌의 구조적, 기능적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한다. 또한 뇌의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아밀로이드 PET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완전한 치료 방법은 없지만 최근에는 레카네맙이나 도나네맙과 같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하여 병의 진행을 늦추는 면역 치료법이 등장해서 환자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는 뇌 손상이 심하지 않은 전단계나 초기 환자에게 유용하다. 이전부터 사용돼오던 아세티콜린 분해요소 억제제는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며,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에게는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증상 개선 치료에 사용된다. 이외에도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인지재활치료, 기억력·현실 지남력 훈련 등 비약물 치료도 시도하는데 이 역시 가능한 조기에 진행할수록 효과가 좋다.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운동, 청력 저하 예방 및 치료, 올리브유, 등푸른생선을 포함한 지중해식단, 카레 등이 치매 예방에 효과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이나 음주와 같이 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은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알츠하이머병의 완벽한 치료법은 아직 없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약물과 비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경미한 기억력 감퇴, 업무 능력의 저하 등 초기 전조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안산병원 신경과 김종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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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15
  • 35세 이상 산모 증가하며 ‘임신중독증’도 동반 상승
    [현대건강신문]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있다.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35세 이상 산모 비중이 36%를 넘어섰기 때문에 고령 산모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고령산모가 유의해야할 질환 중 임신중독증에 대해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의 설명으로 자세히 알아보자. 임신중독증은 전자간증·자간전증을 다르게 부르는 말로 임신 20주 이후에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서 신장 손상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의 손상이 동반되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고령 산모가 증가하는데, 고령에 임신을 하게 되면 여러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임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임신중독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신중독증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진단과 추적관찰, 신속한 치료와 분만 후에도 장기적인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다. 임신중독증의 증상에는 △혈압이 올라가거나 △거품뇨가 생기거나 △두통 △상복부 통증 △시력장애 등이 있다. 임신 중독증으로 인한 체액이 몸에 남아 붓기가 심해지며, 체중이 1주일에 1kg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 임신 중독증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시 진료 때마다 몸무게를 측정하는 것은 임신 중독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다. 임신중독증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고혈압과 단백뇨다. 임신 전에 고혈압이 없던 산모가 임신 20주 이후에 새롭게 고혈압이 생긴 것과 더불어 신장 손상의 지표인 단백뇨가 동반되면 임신중독증으로 진단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고혈압이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의 임신중독증에서 단백뇨가 동반되지만, 단백뇨가 동반되지 않더라도 ‘수축기 혈압이 160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110mmHg을 넘거나, 혈소판 감소증, 간효소수치의 심한 증가, 다른 원인 없이 심한 윗배 또는 명치의 통증이 있거나, 폐부종이 있는 경우, 신장 수치의 증가, 진통제에 듣지 않는 새로운 두통이 생기는 경우,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등이 있어도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진단되며, 이 경우에는 응급상황이므로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신중독증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여전히 많은 연구자들이 활발히 연구를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되나 일종의 태아에 대한 산모의 면역반응이 한 가지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임신중독증 초기에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에서는 특이점이 없을 수 있지만 중증으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태아와 산모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임신 중독증은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언제라도 심한 합병증으로 급격히 진행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입원을 권유한다면 반드시 입원할 것을 권한다. 임신중독증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중한 합병증은 자간증, 즉 경련이다. 경련이 발생하면 산모가 사망까지 이를 수 있고, 영구적인 뇌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경련은 분만 전에도 나타나지만, 분만 중이나 분만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경련이 시작되기 전에 심한 두통, 시야 흐림, 눈부심, 의식 혼미 등의 증상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많은 경우에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경련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경련 다음으로 위중한 합병증은 ‘HELLP증후군’으로 이 역시 산모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HELLP증후군은 적혈구가 파괴되어 헤모글로빈이 혈장으로 방출되는 용혈, 간효소수치 증가, 혈소판이 감소되는 상태를 뜻하는데 전체 임신중독증 환자의 15%에서 고혈압과 단백뇨없이 HELLP증후군부터 비특이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ELLP증후군이 나타나는 산모의 90%에서 우측 상복부 통증, 전신 피로감 증상을 호소한다. 중증 임신중독증은 급성 또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기게 될 수 있다. 폐부종, 심근 경색, 뇌출혈, 혈액 응고 이상, 급성 호흡장애 증후군, 신기능 장애 등이 있으며 이들 후유증은 임신 이전부터 해당 장기에 이미 질병이 있었던 경우 더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임신중독증 환자의 태아에서 성장 지연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나 태아의 증상으로 주로 나타나는 임신 중독증도 있다. 태반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태반이 괴사 되어, 태아에게 가는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줄어들어 태아의 성장이 저하되는 것이다. 태아의 상태가 나빠지면 태아의 소변양이 줄어든다. 양수는 태아의 소변이기 때문에 양수양도 감소하게 된다. 자궁에서 태반으로 혈액을 보내는 나선동맥이 파열되면서 태반조기박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중독증은 태반에 의한 질환이므로 임신 중독증을 치료하는 가장 원칙적인 방법은 분만이다. 하지만 주수가 이른 상황에서 태아의 장기 성숙이 이루어지기 전에 무조건 빨리 분만할 수는 없다. 임신주수를 늘리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이나, 임신부의 위중도와 이른 출산에 따른 태아의 위험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 최종 분만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초산이거나, 산모의 나이가 35세 이상 이거나 임신 전부터 BMI 30 이상일 경우, 임신 중독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이전에 저체중아를 분만한 경력이 있으면 임신중독증 ‘중등위험군’으로 보며 이럴 경우 일반 산모보다 임신중독증 발병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많은 산모가 ‘35세 이상의 초산모’이기 때문에 임신 중독증의 위험도가 있는 상태다. 또한 때로는 이러한 위험인자 없이도 임신중독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임산부가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 임신에서 임신중독증이 있었거나 다태아 임신인 경우, 임신 전부터 고혈압, 당뇨, 신장 질환,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에 속한다. 위 위험인자들이 있는 산모라면 초기부터 세심한 주의와 산과 전문의와의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중등위험인자 2개 이상, 또는 ‘높은위험인자’ 1개 이상을 갖는 임신중독증 고위험 임신부는 임신 12주-28주 사이에 저용량 아스피린을 투여하기 시작하여 임신동안 지속하면 임신중독증의 발병이 줄어들거나, 임신중독증이 발병하더라도 이로 인한 여러 손상 및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위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산모라면 산과 전문의와 상의해 예방적인 아스피린 투여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분만 후에는 혈압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중독증이 발생했던 산모는 분만 이후 수년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분만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압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의 발병 위험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중증의 임신중독증 증상을 앓았다면 위험도가 더 올라간다. 따라서 임신중독증이 발생했던 산모는 분만 후에도 지속적으로 건강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운동, 금연하며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추적 관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
    • 건강생각
    • 칼럼
    2025-04-29
  • 젊은 여성에게 많은 기립성 저혈압, 맞춤형 관리 필요
    [현대건강신문]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럼증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흔히 빈혈 혹은 기립성저혈압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의외로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할 수도 있다. 자세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Postural Orthostatic Tachycardia Syndrome)’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양소영 교수와 함께 알아보았다.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기립 시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자율신경계 이상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혈액이 다리로 몰리는 것을 자율신경계가 조절하지만,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 환자는 이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특징적인 징후는 누웠다가 일어설 때 심박동이 누워 있을 때보다 분당 30회 이상 빨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어선 후 10분 이내에 나타나며, 현기증, 실신 전 느낌, 피로, 집중력 저하, 심계항진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주로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이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생률은 대략 0.1~0.2%로 보고되고 있다. 발생 원인은 컨디션 저하, 최근의 바이러스 감염, 자율신경병증, 만성 피로 증후군 등과 연관되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기, 수술이나 외상 이후,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한 경우 발병 위험이 커진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발생한 후유증 환자 중 일부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보고되고 있다. 원인이 불분명하고 난치성 증후군이기 때문에 진단받기 어려운 편이다. 진단은 ‘기립경 검사(Tilt table test)’를 통해 이뤄진다. 이는 환자를 눕힌 상태에서 기립 자세로 바꿔가며 심박수와 혈압 변화를 측정하는 검사다. 병력 청취도 진단에 중요한 도구다. 증상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갑자기 혹은 점차 발생했는지, 증상 발현 당시 감염이나 수술 등 연관된 소견이 있었는지 등을 청취한다. 이외에도 자율신경 기능 검사, 혈액 검사, 심장 초음파, 홀터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명확한 치료법은 없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관리법으로는 △수분 섭취량 증가 △나트륨 섭취 증대 △소량씩 자주 먹는 식사 습관 △누워서 하는 유산소 운동(수영, 리클라이너 자전거 등) △혈관 수축용 압박 스타킹 착용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베타차단제, 혈관수축제, 혈액량 보존제 등이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처방될 수 있으며, 장기적인 관찰과 관리가 중요하다.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환자의 자각과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에서 피로, 집중력 저하,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양소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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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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