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루타테라’ 1회 주사비 2,600만원
말레이시아 해외 원정 치료시 회당 800~1,000만원에 가능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지금 패닉(panic)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해외 원정치료가 불가능해져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는 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원정치료가 불가능하게 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구입한 방사성의약품 루타테라에 대해서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현행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를 환자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티븐잡스가 투병했던 “신경내분비종양”은 췌장·위·소장·대장 등의 신경내분비세포에 생긴 암을 말한다. 암의 진행속도가 느린 편이고, 수술로 완치도 가능하다. 그러나 재발하면 생명 연장을 위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가 시행되지만 치료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다행히 최초의 방사성의약품인 ‘루타테라’가 개발되어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루타테라는 종양 부위만 표적해 방사선량을 증가시킬 수 있고 종양 이외의 부위는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기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에 비해 치료효과도 좋다.
루타테라는 다국적제약사인 노바티스가 2017년 10월경 프랑스 방사성의약품 전문 제약사 어드밴스드 액셀러레이터 어플리케이션스를 인수 합병하면서 미국 FDA로부터위장관 췌장 신경 내분비 종양(GEP-NETs)을 가진 성인 환자를 치료하는 방사성 의약품으로 2018년 1월 26일 승인을 받은 치료제다.
문제는 비싼 약값이다. 루타테라 370MBq/mL를 1회 주사 받는데 4월 19일 기준으로 2,600만원이다.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1사이클 치료를 일반적으로 6~10주 단위로 4회 루타테라 주사를 맞기 때문에 총 1억400만원의 약제비를 지불해야 한다.
고액의 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2018년부터 1회 주사에 800만원~1,000만원을 지불하면 노바티스의 루타테라와 성분이 유사한 ‘lutetium Lu 177 dotatate’ 주사를 맞을 수 있는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다.
현재까지 말레이시아에서 해외 원정치료를 받은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100여명이 넘는다. 2018년에는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 "lutetium Lu 177 dotatate" 주사를 맞은 환자 5명이 의료사고를 당해 1명은 사망하고, 4명은 중상을 입는 심각한 환자안전사고까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사이클 4회 주사에 1억4백만원을 지불할 능력이 안 되는 환자는 어쩔 수 없이 3,200만원~4,000만원이면 치료가 가능한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말레이시아 해외 원정치료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에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식약처장이 긴급도입의약품으로 지정한 노바티스의 루타테라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현재 구입해 치료받고 있다. 문제는 약제비 부담이 말레이시아 해외 원정치료 보다 2~3배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에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는 건강보험공단에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구입한 루타테라 약제비에 대해 재난적 의료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의약품이기 때문에 지원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환연은 “문재인 정부는 모든 질환에 대해 연간 3,000만원까지 선별급여·예비급여·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하는 보편적 개념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루타테라로 치료받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사례처럼 연간 3,000만원을 재난적 의료비로 지원 받을 수 있는데도 공단 담당 직원의 행정 착오나 실수로 지원받지 못한다면 이는 문재인케어에 대한 불신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강보험공단은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 관련해 그동안 제기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환자중심에서 재설계해야 한다”며 “문케어 추진과정에서의 건강보험 사각지대 해소라는 원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