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환경영화제서 ‘기후재판 3.0’ 상영 후 열린 대화 자리서 밝혀
- 한제아, 헌법재판소서 열린 ‘기후소송’ 9시간 동안 방청
- “저 혼자 부족해 많은 사람에게 알리려고 기후소송 참여”
- “나는 툰베리와 다른 사람, 모두 위해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9시간 기후소송 재판을 보며 정부의 답변이 핑계로 느껴졌다”
‘아기기후소송’ 청구인 중 한 명인 초등학교 6학년 한제아 학생은 지난 7일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출품작인 ‘기후재판 3.0’ 상영 후 대화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재판 참여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한제아 학생은 헌법재판소 ‘아기기후소송’을 두 차례에 걸쳐 5시간, 4시간씩 총 9시간 방청했다. 소송 대리인인 김영희 변호사는 “어른도 9시간의 재판을 끝까지 보기 힘들다”며 한제아 학생의 대단함을 설명했다.
한제아 학생은 “소송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쓰레기 줍기나 텀블러 사용을 해왔는데, 엄마가 기후소송 (청구인을) 모집한다는 말을 들어, 저 혼자로는 부족하고 많은 사람에게 알리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9시간 동안 소송을 방청하며 느낀 점을 묻는 질문에 한제아 학생은 “(정부 측은) 너무 당연한 말로 답변해, 약간 논리적으로 보이기만 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핑계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소송 대리인인 김영희 변호사는 정부 측 반론으로 ‘갈등 조장’이란 부분에 분노했다.
김 변호사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정부 측 목표가 너무 낮다는 지적에 정부 측 변호사가 ‘미래와 현재 세대의 갈등을 조장한다’고 말해 어이가 없었다”며 “정부 목표를 집행할 조항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공개 변론 내용을 소개했다.
한제아 학생은 ‘아기기후소송’으로 인해 유명해지며 ‘그레타 툰베리처럼 유명세를 위해서냐’라는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저랑 그레타 툰베리는 다른 사람으로, 저는 제가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기 위해 기후 소송에 참여하는 것일 뿐”이라고 소신을 밝히며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보다 모두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일이니까 사소한 일이라도 많이 신경을 써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도 “기후재판의 경우 국민들 분위기가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며 “환경활동가와 변호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제 기후행동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상영된 ‘기후재판 3.0’은 벨기에의 오스카상인 앙소르상을 수상한 유럽 최초의 탄소 중립 장편 영화 '타임 오브 마이 라이프'로 주목받은 닉 발타자르 감독의 신작으로, 네덜란드 정부와 석유·가스 기업 셸을 상대로 한 역사적인 기후 재판의 주역 변호사 로저 콕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로저 콕스가 제기한 이 소송은 정부, 기업이 시민들에게 주의 의무를 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국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