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기준 전공의 출근율 8.7% 불과
- 전국 의대 휴학생 1만8천여 명으로 전체 95% 달해
-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의사, 필수의료 기피 세계적 현상”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의정갈등이) 내년까지 가지 않을 것 같고, 만약에 간다하더라도 병원이 시스템을 다 만들 것”
대한병원협회(병협)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박승일 원장은 5일 서울 마포 병협에서 열린 국제병원연맹(IHF) 제49차 세계병원대회 한국 유치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병원 안정화가 가능해질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2월 의대 정원 문제로 사직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병원을 지키던 의료 인력들의 이탈이 가시화될 3월을 앞두고 의료 현장이 고비를 맞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표적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아산병원 원장이 병원 시스템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전공의 출근율은 8.7%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전공의들의 빈자리는 △교수 △진료지원(PA)간호사 △전임의 등이 메우고 있다. 경기도 한 공공병원 부원장은 “전임의 계약이 있는 3월이 고비”라며 “전공의가 떠난 뒤 업무 강도가 세져 전임의 일부는 재계약을 포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의대생의 휴학 상황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실이 공개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대 휴학생은 1만8,343명으로, 전체 재적생의 95%에 달했다.
‘지난해에 이어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회 유치를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는 질문을 받은 박 원장은 “세계병원대회를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대회 참가자들에게 우리나라 의료의 발전을 꼭 보여주고 싶고 또 한 가지는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발전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라고 답했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전 세계적 현상으로 우리나라의 의정갈등 상황을 외국에서 주목하고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병협 부회장)은 “외국에 가면 (의정갈등이)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묻는다”며 “1만3천여 명의 전공의들이 한 주 만에 병원에서 사라졌다는 사실 자체를 너무 신기해한다”고 해외 의료인들의 관심 사를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이런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자기 나라에 닥칠 것으로 생각했다”며 “필수의료 의사들이 부족한 것은 공통 이슈로, 해외에서도 보편적 이슈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영국에 동구권 의사들의 유입 △싱가포르나 등 동남아에 필리핀 간호사 유입을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 부족 사례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