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신장암환우회, 건강토크쇼서 요로상피암 치료 현실 조명
- “방광암 조기 발견으로 치료법·예후 달라… 혈뇨 보이면 검진 받아야”
- 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 “정부, 요로상피암 치료에 더 많은 관심 기울여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요로상피암 환자 10명 중 8명은 진단 전에 혈뇨, 빈뇨, 통증 등의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로상피암은 방광암, 신우암, 요관암을 통틀어 지칭하는 질환으로, 요로를 구성하는 상피세포에 발생한다. 이 중 방광암은 전체 요로상피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암으로, 2024년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약 10년 전인 2012년 3,655명에서 44%가량 증가했다. 방광암 환자의 90%는 요로상피암에 해당된다.
그중 요로의 상부인 △신배 △신우 △요관에 암이 생기면 ‘상부요로상피암’이라고 하며, 방광암보다는 드물지만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신장암환우회는 지난 2월 세계 암의 날을 맞아 요로상피암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까지 평균 6개월 이상이 소요됐고, 진단 이후에도 10명 중 7명은 요로상피암에 대한 질환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로상피암 환자의 80%는 진단 전 증상을 경험했으며, 대표적인 증상인 혈뇨를 경험한 비율은 83%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통증 31% △빈뇨 24% 순이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비뇨의학과 구자윤 교수는 신장암환우회 주최로 지난 11일 열린 건강토크쇼에서 “방광암은 조기 발견을 하면 예후와 삶의 질을 모두 잡을 수 있다”며 “다른 암과 달리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치료 방법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혈뇨가 보이면 방광암을 의심하고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건강토크쇼에서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는 “요로상피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 접근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차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약 대부분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권하지 못했다가 환자에게 원망을 듣기도 하고, 시도했다가 경제적 부담으로 중단한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우들이 현재도 50년 넘게 사용돼 온 백금 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난 5년간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된 신약이 전무하다는 사실은 요로상피암이 얼마나 소외된 질환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요로상피암 환자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