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PV 보유자 5년 만에 32.8% 급증...남성 환자 23.9% 늘어
- 두경부암 남성 환자수 23.9%, 구인두암 27.3% 늘어
- 9가 백신 전환 시 약 90억~165억원 추가 소요, 점진적 예산 확대 필요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백신 도입 10년 만에 처음으로 12세 남아로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국가필수예방접종은 4가 백신에 머물러 있어 9가 백신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HPV 병원체보유자 신고건수는 14,534건으로 2020년 10,945건 대비 5년 만에 32.8%가 늘었으며 올해 8월 기준 9,394건에 달한다. 성별로는 여성이 보유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남성이 117건에서 214건으로 늘어 증가 속도가 빠르다
HPV는 200종 이상의 유형을 가지고 있으며, 자궁경부암, 항문암, 두경부암, 구인두암 등 약 3만 6,000개의 암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HPV 백신은 현재까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이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대표되면서 여성들이 주된 접종 대상이었으나, 최근 HPV 관련 남성의 암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HPV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남성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
이에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HPV 국가예방접종(NIP) 예산을 기존 210억 원에서 303억 원으로 늘리고, 도입 10년 만에 처음으로 12세 남아를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4가 백신에 머물러 있는 현행 정책이 한계가 있다며, 9가 백신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표적인 HPV 관련 암 진료 현황을 보면, 두경부암 남성 환자수는 2020년 93,208명에서 2024년 115,474명으로 23.9% 늘었다. 구인두암 남성 환자수도 같은 기간 4,388명에서 5,586명으로 27.3%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진료비도 동반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백신 접종은 국제적인 추세와도 맞지 않다. OECD 국가 중 남녀 모두에게 백신을 지원하는 국가가 34개국이나 되지만, 한국, 일본, 멕시코 단 3개국만 여성으로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이마저도 일본은 9가 백신을 지원한다.
한편, 앞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수립’연구결과에 따르면 HPV 9가 백신(12세 여아)은 3위, HPV 9가 백신(12세 남아 및 여아)도 6위로 그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다행히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내년도 정부안에 12세 남성청소년 접종 예산이 포함됐다. 질병관리청 추계에 따르면 국가 예방접종 지원대상 전체를 9가 백신으로 전환하여 지원할 경우 접종률에 따라 정부안 대비 약 90억~165억원의 추가 예산 소요가 예상된다.
박희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출발부터 달라야 한다. 예산 확보를 통한 점진적인 대상 확대 및 양질의 백신 전환을 통해, 선진국 지위에 걸맞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