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장애인 당사자 이한결 씨, 국정감사서 “정신장애인 지원사업 확대해야”
- “병원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복지부가 실질적 지원 나서야”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영국이나 독일처럼 복지제도가 발달한 나라에서도 결국 가장 많이 강제 입원되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이한결 씨는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하며, 정신장애인 지원사업의 실질적 확대와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강하게 호소했다.
이 씨는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병원과 시설에 갇히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주거·일자리·돌봄 등 구체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의 제도는 여전히 치료 중심적이고, 회복과 자립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가족과 밥을 먹는 순간에도 강제입원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원치 않는 입원이 학업과 직장을 중단시키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기회를 박탈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씨는 “강제입원과 치료는 야만적인 제도이며,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강제적인 방식이 아니라 자발적인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사자들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전조 증상이 아닌 ‘경험 신호’를, 병식이 아닌 ‘통찰력’이라는 언어를 찾아가며 의료적 관점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이러한 관점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자살 시도에 실패하고 지속적인 자살 충동을 겪는 동안, 자신과 주변인 모두를 힘들게 하지만, 동시에 주변 사람들이 죽지 않기를 바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신장애인들은 단지 질병을 가진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복지부가 추진하는 정신건강정책이 단순히 ‘치료와 관리’가 아니라, 자립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적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씨는 “가난하면 입원으로 내몰리고, 입원하면 다시 사회로 돌아가기 어려운 구조가 반복된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정신장애인을 지원하는 국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기반의 정신건강 지원체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과 예산 제약으로 인해 실질적인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이한결 씨의 발언과 관련해 “김예지 의원님께서 발의한 법안과 당사자성을 강조한 대책 수립, 동료 서비스 사업 등 모든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장관은 이어 “오늘 국감에서 제기된 두 가지 쟁점, 즉 비자의 입원(강제입원) 문제와 보호자 동의 하의 비자 입원 문제를 모두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적절한 치료와 지원으로 강제입원으로 가지 않도록 예방하는 시스템과 지역사회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지만, 오늘 지적된 내용들을 감안해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등에 반영하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