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희영 서울대의대 통일의학센터장, 혈액학회 학술대회서 밝혀
- “통일 시 보건의료 비용 상당히 발생”
- “북한 천연물 신약 개발 이어져, 약 개발 가능성”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통일 이후 막대한 보건의료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은 남북 공동 연구개발(R&D)입니다. 단순한 인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 남북이 함께 연구하고 지식재산권(IP)을 공유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신희영 서울대의대 통일의학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혈액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남북보건의료협력–발상의 전환: 인도주의 지원에서 R&D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센터장은 “통일 후 5년간 소요될 보건의료비용만 약 40조 원으로 추산된다”며 “남북 간 건강 격차가 크기 때문에 단순 지원 중심의 접근으로는 통합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가 제시한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남북 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 격차는 약 27배, 전체 GDP 차이는 55배에 달한다. 이는 1989년 독일 통일 직전 동서독의 격차(약 10배)에 비해 훨씬 크다. 신 센터장은 “남북한 통일비용은 독일보다 훨씬 많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며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한 사전적 연구협력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내부에서도 최근 천연물 기반 항암 신약 개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이 분야의 남북 공동연구를 통해 통일 비용의 일부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연구진은 2024년 6월 국제학술지 ‘유전 자원과 작물 진화(Genetic Resources and Crop Evolution)’에 ‘금강산 지역 항암 치료 유효 식물의 다양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금강산 일대에서 채집한 878종의 식물 가운데 89종이 항암 효능이 있는 약용식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의 천연물 연구 역량은 결코 낮지 않으며, 이 분야의 남북 협력이 이뤄진다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또한 “북한 내 주요 의학 학술지는 △내과학 △외과학 △조선의학 △예방의학 등으로, 평양의과대학을 중심으로 매년 수백 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며 “2017~2018년 사이에 발표된 논문 가운데 암 관련 연구가 60편 이상을 차지했으며, 천연물 기반 신약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관절염, 결핵, 암 치료제 후보물질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공동연구의 여지가 크다”며 “김정은 체제 이후 원격진료와 지방–평양 간 화상수술 지원 연구도 늘고 있어, 기술적 교류와 의학정보 협력의 가능성은 이미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신 센터장은 “그동안의 대북 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적 지원 중심이었지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중심의 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2015년부터 결핵, 인수공통감염병, 영양, 만성질환, 치의학 등 12개 분야의 공동 연구 모델을 구상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공동 연구와 IP 배분, 수익 공유 체계를 마련해야 통일 이후에도 협력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며 “꾸준한 투자가 이어진다면 노벨상급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으며, 남북이 힘을 합쳐 천연물 신약과 보건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킨다면 통일 비용을 상쇄하는 경제적 효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