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던 곳에서 존엄한 노후를’ 재택간호 강화로 통합돌봄 전환 시동
- 일본 사례로 본 방문간호...24시간 대응·재택 임종까지
- 간호협회 “간호사 없이는 통합돌봄 불가능”
[현대건강신문]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재택간호 역할 강화’가 제시됐다. 이는 노인이 살던 곳에서 삶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실현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간호·요양·돌봄 통합체계 구축을 위한 방문간호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을 앞두고 한국형 통합돌봄 모델의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다무라 야요히 일본방문간호재단 이사장,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지원정책개발센터장, 황라일 신한대학교 간호대학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재택간호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무라 야요히 이사장은 일본이 2000년 개호보험 도입 이후 구축한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을 소개하며 “재택의료와 재택간호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발전 전략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방문간호 스테이션은 의료행위뿐 아니라 재활, 일상생활 지원까지 포괄하며 지역 돌봄의 허브로 기능하고 있고, 24시간 긴급 대응과 ICT 기반 관리로 중증 환자의 재택치료와 임종 지원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애정 센터장은 국내 방문 기반 서비스가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지자체 사업 등으로 분절돼 신청 기준과 창구가 제각각인 현실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는 이용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며, 서비스 통합이 곧 국민의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비스 제공량이 아닌 △재입원율 감소 △응급실 이용 감소 △가족 부양 부담 완화 등 소비자 중심의 성과 지표 마련을 제안했다.
황라일 교수는 현행 소규모·분절 운영으로 비효율을 겪고 있는 방문간호 기관의 한계를 지적하며, 통합돌봄 체계의 핵심 인프라로 ‘재택간호센터’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방문간호, 방문요양, 재택의료, 지역사회 복지자원을 하나의 창구에서 연계해 이용자가 복잡한 절차 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체계다. 황 교수는 “재택간호센터는 초고령사회에서 통합돌봄 완성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정형선 국민의료복지연구원 원장은 “의료와 복지를 연결하는 간호사의 역할이 통합돌봄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제도와 인력, 재원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실질적인 정책 시사점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발언도 이어졌다. 장기요양 방문간호센터를 운영 중인 김영희 여는빛사랑 통합돌봄재활센터 대표는 재택 임종 사례를 소개하며 “재택간호의 가치는 한 사람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데 있다”며 간호사 중심의 자원 연계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해 서비스 질과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며 “절차와 비용 구조를 단순화하고, 방문간호를 수행하는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재택간호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적 제언도 나왔다. 임은지 법무법인 승인 변호사는 “파편화된 방문 서비스의 비효율을 극복하고 통합돌봄지원법 시대의 실질적인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간호사 중심의 서비스 연계·조정 기능을 법적으로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재택간호센터는 단순한 제도 신설이 아니라 한국 돌봄 구조 전반을 혁신하는 변화”라며 “국가와 지자체가 간호 인프라 구축에 책임을 져야 하고, 간호사 없이는 통합돌봄이 완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