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릴리 다니엘 스코브론스키 총괄 책임자,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밝혀
- 스코브론스키 "오포글리프론 하루 5달러,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가격"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GLP-1 제제가 경구용 치료제로 더 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노보 노디스크가 지난해 12월 22일 경구용 위고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출시된 가운데 일라이 릴리도 경구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의 가격을 하루에 5달러 수준인 한 달 149달러에 제공할 가격임을 밝혀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릴리의 연구개발 및 제품 총괄 책임자인 다니엘 스코브론스키(Daniel Skovronsky)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첫날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급은 충분하며, 가능한 한 빠르게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코브론스키는 "한 달에 149달러로 커피를 마시기 어렵다. 하루에 5달러다. 우리는 만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스타벅스 커피 가격으로 오포글리프론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포글리프론은 작년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했으며, FDA로부터 패스트 트랙 심사 바우처(CNPV)를 확보해 승인 절차가 크게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반적인 신약 심사 기간이 10~12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릴리는 수개월
내 미국 승인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있어 후발주자인 릴리가 이달 초 미국에서 출시한 노보 노디스크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 경구 세마글루타이드는 공복 복용과 복잡한 복용 규칙이 요구되는 반면, 오포글리프론은 음식이나 물 섭취, 복용 시간에 제한이 없는 저분자 기반 약물이라는 게 릴리 측의 주장이다.
이러한 복용 편의성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로, 보험자와 정책 당국이 치료 지속성과 비용 효과성을 평가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을 주사형 GLP-1 치료제 이후의 유지 치료 옵션으로도 적극적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는, 이미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들이 장기 주사 치료를 중단하고 경구제로 전환해 체중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으로, 비만 치료가 단기 감량 중심에서 장기 관리 모델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경구제 등장으로 비만을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유사한 만성질환으로 보고 보험 급여 적용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슈브리핑을 통해 "비만 치료제가 단순한 생활습관 보조제가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본격 편입되고 있음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각국 규제 당국과 보건 정책 당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글로벌 빅파마가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대량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GLP-1 계열 추격을 넘어 차별화된 기전이나 복합 치료 전략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오협회는 "특히 경구 제형, 저분자 기반 비만 대사질환 치료제 혹은 비만과 연관된 심혈관지질 대사 질환을 동시에 겨냥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며 "릴리가 직접 소비자 판매 플랫폼인 '릴리 다이렉트'를 통해 비보험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산업 구조에도 의미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포글리프론의 등장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넘어 정책, 보험 체계는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그리고 제약 산업의 유통 구조 전반에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