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말라야 고산 트레킹 참가자 분석해 논문 발간
- 안나푸르나 4,150m 도전, 산소포화도·심박수·혈압 안정적 유지
- 수술 후 7~12년 경과한 아동 5명 참여, 고산병·심혈관 사고 ‘제로’
- 연구진 “과도한 보호보다 준비된 도전이 중요”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수술로 교정된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이 히말라야 고산 트레킹에 도전해 중대한 이상 반응 없이 일정을 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 선천성 심장병 환자 가족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는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주최로 2024년 2월 2일부터 13일까지 히말라야 원정에 나서, 해발 4,130m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원정에서 고산 환경에서도 생리학적으로 안정적인 반응이 확인되면서,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의 신체 활동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최광호 부산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제1저자)와 김웅한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책임저자) 연구팀은 2024년 2월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에 참여한 수술받은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 5명과 건강한 성인 9명을 대상으로 △산소포화도 △심박수 △혈압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소포화도는 감소했지만 아동과 성인 모두 유사한 감소 양상을 보였으며, 고산병이나 심혈관계 합병증 등 중대한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들은 고산 환경에서 심박수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심박출량을 유지하며 저산소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혈압 역시 경미한 감소만 나타났을 뿐, 임상적으로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었다.
연구에 참여한 아동들은 모두 수술 후 7~12년이 경과한 상태로, 약 1년간 정기적인 산행과 체력 훈련을 통해 체계적인 사전 준비를 마친 뒤 트레킹에 나섰다. 원정 기간 동안에는 의료진이 동행하며 전 일정에 걸쳐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연구진은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은 흔히 신체적으로 취약하다는 이유로 활동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충분한 준비와 의료적 감독이 있다면 고산 트레킹과 같은 도전적인 활동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보호보다는 구조화된 운동과 경험이 아이들의 신체적·심리적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광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결과도 의미 있지만, 그보다 아이들의 용기와 성장이 더욱 크게 남았다”며 “히말라야라는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이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험을 통해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들도 적절한 준비가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환우회와 가족들의 지속적인 활동이 사회 인식을 바꾸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이 여정을 함께한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히말라야 원정을 준비한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이번 논문은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선천성 심장병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노력과 도전을 통해 목표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기록”이라며 “환자가 연구의 객체에 머무르지 않고, 도전의 주체로서 질환에 대한 편견을 넘어설 근거를 사회와 의학계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페디아트릭스(Frontiers in Pediatric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