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 설탕세 언급에 시민사회 정책 조건 제시
- 충치·비만·당뇨 부담 가중, 설탕 소비 억제 필요성 강조
- ‘제로 슈가’ 제품 확산, 설탕 준하는 규제 필요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치과계에서 설탕부담금(설탕세) 도입 논의와 관련해 “설탕부담금은 국민 건강 증진과 건강불평등 완화를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치과의사회)는 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설탕세 도입 자체의 타당성은 인정하면서도, 과거 담배세 인상 과정에서 나타난 정책 혼선과 사회적 갈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명확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그 재원을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설탕세 도입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물었다. 이와 함께 ‘국민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기사도 공유했다.
치과의사회는 설탕이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높이고 강한 중독성을 지닐 뿐 아니라 치아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충치 환자는 연간 6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충치 치료에 따른 건강보험 진료비는 2021년 기준 연간 5천억 원을 초과했다.
또한 우리나라 12세 아동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2024년 기준 1.94개로, 지난 10여 년간 뚜렷한 개선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했다.
치과의사회는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해법으로 설탕세가 충분한 정책적 근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설탕세 도입을 권고했으며, 현재 전 세계 120여 개국이 설탕세 또는 가당음료세를 시행 중이다. 담배세와 주류세와 마찬가지로 설탕세 역시 소비 감소 효과가 입증됐고, 특히 저소득층에서 소비 감소 폭이 커 건강불평등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설탕세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설탕부담금은 공공의료와 지역의료 강화, 국민건강 증진, 설탕 소비 감소를 위한 목적에 한해 사용돼야 하며, 건강보험 재정 보전이나 일반 재정 확충 수단으로 전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수 확보가 아닌 소비 감소가 목적이라면 가격 정책인 설탕세와 함께 학교 판매 제한, 광고 규제, 경고문 부착, 영양 등급 표시제 도입 등 비가격 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청소년과 취약계층의 실제 설탕 섭취를 줄이는 조치 없이는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제로 슈가’ 제품 확산과 함께 사용이 늘고 있는 인공감미료에 대해서도 설탕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감미료의 건강 위해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는 만큼, 감미료 사용에 대한 관리 강화와 함께 국민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치과의사회는 “설탕세는 국민건강 증진과 건강불평등 완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재원 전용을 막고 공공의료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설탕부담금은 우리 사회 건강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