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메르스 사태 지나도 '정신적 충격' 계속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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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지나도 '정신적 충격' 계속돼

메르스서 회복 환자 26%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시달려
기사입력 2018.05.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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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증후군 호소도 36% 달해

이소희 과장 "언론 매체 의한 낙인 효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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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 당사자 입장에서 정말 불쾌했다. 우리 자녀가 당신들 자녀 때문에 감염되면 어떻게 되냐는 말을 들었고 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낙인이라도 찍히면 어떻게 하나 너무 걱정됐다. 어떤 직원의 아이는 중학교에 다니는데 열이 나서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병원 직원이라고 해서 받아주지 않아서 우리 병원 응급실로 왔다.  (메르스 환자 치료 병원 의료진) 

# 메르스가 발생한 농촌 마을이 집단 검역을 이유로 폐쇄되면서 매일 아침 마을 입구에서 마을 주민과 보건당국자들 간의 충돌이 발생했다. 마을 밖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영업을 중단해야 했고 주민들은 국가에 의해 버려졌다는 느낌과 고립에 대한 공포감을 경험했다. 검역 조치가 해제된 후에도 '오염된 동네'라는 오염을 들어야 했다. (격리된 농촌 주민)

# 메르스 환자들이 국립중앙의료원에 집중되면서 격리 병상 확보를 위해 감염병동 환자들은 병상을 떠나야했다.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을 위한 지침이나 조정이 없었기 때문에 환자나 환자가족, 병동 간호사들이 개별적으로 병원을 수소문했다. 한 노숙인 환자는 다른 공공병원으로 전원하려 했지만 메르스 감염 우려 때문에 초반에는 거부당하기도 했다. 한 에이즈 환자는 사립대병원에 초진으로 입원하는 과정에서 검사비 3백만원을 부담해야 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김명희 연구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났지만 메르스서 회복한 사람들이 여전히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환자를 치료한 병원에서 근무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메르스 확산 시기 엄마가 메르스 환자가 치료하는 병원에서 일한다고 아이들의 등교를 막았던 지역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며 "메르스 때 혼란스러웠던 지역사회의 상처가 쉽게 아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의 특성상 사태 초반 감염 경로가 불확실했고 치료법이 알려져 있지 않아 국민들에게 큰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병원 등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전파된 메르스의 특성상 환자 뿐만 아니라 의료인도 감염에 노출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열린 대한공공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메르스 사태 이후 지역사회의 회복과 정신건강'을 주제로 발표한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소희 과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컸고 이로 인해 정신적인 충격이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직후 생존자 24명 중 10명(41%)이 ▲적응장애 ▲우울장애 ▲급성스트레스장애 ▲불안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 과장은 "24명 중 10명은 진단명이 나올 정도였고 10명을 포함한 17명이 정신과 증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메르스 회복인 10명 중 5명 정신건강 문제 나타나

메르스에서 회복된 사람들을 24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36.5%가 만성피로증후군 증상이 나타났고 26.9%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보였다.

추적 조사에 참가한 메르스 회복인 10명 중 5명(53.8%)이 한 가지 이상의 유의미한 정신건강 문제 또는 만성피로증후군이 나타났다.

메르스 회복자들과 가족들은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등 정신적 증상을 회복하기 위해 ▲내과, 정신과 치료비에 대한 정부 차원 지원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언론 매체에 의한 낙인 금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르스를 겪은 의료인들도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을 보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가 공동 조사를 한결과 의료진의 28%가 우울증, 8%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을 보였다.

이소희 과장은 "이번 추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는게 확인됐다"며 "동시에 신종 감염병에 대한 국민적 사고 전환과 의료진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김명희 연구원도 "신종 감염병 등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사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 의료진의 안전 문제 또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립중앙의료원, 단국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의료원, 충남대병원 등에서 메르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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