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전국발달장애인합창대회가 5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전국 장애인복지관과 장애인학교에서 10개 팀이 출전했다. 기자의 눈에 띈 출전팀은 대회가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인천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의 에그리나합창단이었다.
이들은 2곡을 합창했는데 두 번째 곡이 ‘아름다운 나라’였다. 이 곡의 마지막 가사는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아름다운 나라'로 끝났다.
합창단의 노래를 듣는 중에 발달장애아를 가진 엄마들의 수많은 우여곡절이 생각났다. 엄마들은 발달장애아 지원의 폭을 넓혀 달라고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시청에서 농성을 했다.
수 십 일을 진행한 농성에도 정부의 별다른 반응이 없자 엄마들은 삭발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다. 삭발하는 엄마들도,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우리나라 장애인 부모가 겪는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발달장애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의 설립을 추진하자 서울 모 지자체 주민들은 공청회장에서 강하게 반발하며 공청회를 무산시켰다.
공청회장에서 무릎을 꿇고 발달장애아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 설립을 호소했던 어머니들의 모습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여전히 학교 설립은 요원한 숙제로 남았다.
합창을 부르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전혀 호의적이지 않은 나라가 대한민국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는 가사를 노래로 부르고 있으니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눈물보가 터졌다.
다른 한편으로 자신들을 위해 눈물겨운 삭발 투쟁과 무릎 꿇기를 불사하는 엄마를 둔 이들이 ‘행복한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발달장애인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가 속히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