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2-03(금)
 

비만, 약물치료 효과적...건강보험 적용 안 돼 환자 비용 부담


학회 이창범 이사장 “약물치료 시작한 이후 유지 중요”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월 발표한 ‘유럽 지역 비만 보고서 2022’에 따르면, 유럽지역에서 성인의 59%와 어린이 3명 중 1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남성 비만율은 2019년 41.8%에서 2020년 48.0%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과체중이나 비만인 서울시 초중고등학생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6.7%에 비해, 지난해 32.1%로 급증했다.


WHO는 1996년 비만이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했으며, 현재 인류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질병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비만은 대부분의 주요 의료 단체에서 유전, 행동, 사회경제 및 환경적 요인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학협회(AMA)는 “비만이 질병이 아니고 과식이나 활동 부족과 같은 선택 가능한 생활 방식의 결과라는 주장은 폐암이 흡연하기로 한 개인의 선택으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질병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비만 문제를 미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강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만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대한비만학회(이하 학회)가 ‘전문가의 비만 진료에 대한 인식 및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만은 치료가 중요한 질병이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관련 건강보험 수가가 없어 의료인은 진료 상담과 약 처방에 어려움을 느끼고, 이로인해 환자는 치료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5월 27일부터 6월 24일까지 약 4주간, 비만 관련 진료를 하고 있는 전국 의사 77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전체 응답자 중 △개원의 79% △종합병원 21%, 진료과는 △내과 36% △가정의학과 3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는 ‘비만은 다양한 만성 대사질환 이환율 및 사망률을 높이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답했다. 


종합병원이 96%, 개원의가 77%로 종합병원이 개원의 대비 비만치료 필요성에 대해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19% 높게 나타났다. 


이어 ‘비만은 만성질환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는 응답도 84%로 높게 나타났는데 해당 문항에서도 종합병원이 98%, 개원의가 80%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비만치료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실제 치료 적극성에도 반영돼 종합병원은 77%, 개원의는 59%가 비만치료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치료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높은 인식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의 80~92%가 진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비만진료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일반 질환보다 진료시간이 길게 소요되나 의학상담수가가 없음 △영양·운동 상담 등 상담 교육수가 미책정 △비급여로 비만치료제가 비싸서 환자에게 큰 비용 부담이 꼽혔다.


비만치료 시 종합병원과 개원의 모두 의사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를 89%가 시행하고 있었고, 약물치료가 비만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절반인 42%를 차지했다. 


특히, 환자가 비만치료제 처방을 중단하는 경우는 33%로 종합병원에서는 36%, 개원의에서는 32%로 나타났다. 


처방을 중단하는 이유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보험 비적용으로 ‘환자가 비용 부담을 느껴서’라는 응답이 46%로, 비만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약값 문제로 치료를 유지하는 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되었다.


비만치료 시 ‘약물치료’ 다음으로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영양·운동상담’은 종합병원에서는 80% 시행률을 보였지만 개원의에서는 45%만 진행되고 있었고, 운동상담은 종합병원과 개원의 모두 52%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비만치료를 위해 영양·운동 상담도 필요하지만 관련 수가가 없어 ‘환자의 40%가 중간에 중단한다’고 응답했다.


그동안 비만치료와 관련된 수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은 꾸준히 있어왔다. 비만은 단순히 비만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암, 고혈압, 제2 형 당뇨병,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의사의 진료와 상담, 비만치료제, 영양·운동 상담의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항목별로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실제 비만치료에 적극적인 종합병원에서 급여화에 대한 필요성을 전반적으로 높게 인식하고 있었는데 특히, 비만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약물치료’의 급여화에 대해 종합병원에서는 7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학회 이창범 이사장(한양대구리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은 “비만치료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비만 치료제와 함께 식이요법과 운동이 지속적으로 병행되어야 하므로 의료진은 진료와 상담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환자는 약물치료 등을 제때 시작하고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학회 이재혁 홍보위원회 이사(명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만은 치료과정이 상담, 약물 처방뿐 만 아니라 영양, 운동, 행동 등 다각적인 접근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에 비만치료 관련 급여화가 이루어져 환자들이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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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환자 10명 중 3명은 치료제 처방 중단...이유는 ‘비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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