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항생제 내성 유행한다는데...정부 "과도한 공포"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국내에서도 4주 연속 입원 환자가 증가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이 항생제 내성 특성으로 기존의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정부에서는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 없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은 7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 최근 한달새 약 1.6배 증가, 1∼12세 소아 연령층에 대부분 발생하고 있어, 진료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료계-관계부처 합동으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는 11월 1주 173명에서 2주 226명, 3주 232명, 4주 270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한국병원약사회 전문가 및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참석해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의 발생 상황, 항생제 수급 및 내성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 증가에 대한 현장 상황을 청취하여 이에 대한 진료 대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항생제 수급 및 내성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민간검사기관 5개소에서 수집한 호흡기검체 약 30만건 중 양성검체 3,423건을 조사한 결과 마크로라이드계 내성이 1,769건(51.7%)로 절반을 넘었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의 경우 이미 치료법이 잘 알려져 있어 질병 자체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평가 했다.
또한,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감염병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발생해왔던 감염병이며 일반적으로 항생제로 외래에서 치료 가능하지만, 중증 환자 등 임상진료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고려하여 진료지침 마련과 내성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사용기준 확대가 필요함을 제안했다.
최은화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항생제 내성 결과에 대해 “약 없이 자연치유되는 경우도 있고 외래치료가 가능한 폐렴이고 1차 항생제로 치료가 안되는 내성 폐렴인 경우 2019년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에서 만든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중증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치료 지침'을 참고해 2차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장기간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다른 호흡기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화되어 있고 개인위생 수칙준수에 대한 긴장감 저하와 동절기 임을 고려하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환자 발생 상황을 의료계와 관계부처에 지속 공유하여 진료에 필요한 항생제 등 치료제 관리 및 입원환자 관리에 참고하도록 하고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료지침을 복지부, 전문가와 합동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에도 소아 진료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파악해 이를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유행 증가에 대비해 관계부처와 함께 치료제와 병상 부족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식약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 공급 상황은 원활하나,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호흡기감염병 증가로 인해 부족한 경우에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대비하고, 복지부는 유행증가에 대비한 소아병상 수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보건당국은 마이코플라스 폐렴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유행해 주로 아동 중심으로 발생 중이지만, 최근 발생이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자료에 따르며, 외래 및 응급실 기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대상 병원체 감시 결과, 11월 1주 10.1%, 2주 8.3%, 3주 8.4주, 4주 6.2%로 서서히 감소 추세다. 11월 4주 병원체별 검출률을 살펴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6.2%로 인플루엔자 39.1%, 리노바이러스 8%에 이어 3번째로 높다.